한국수출 16년 동안에 200배 성장 영 이코노미스트가 본 남북한의 실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영국의「이코노미스트」지는 『20억 인구』라는 표제로「아시아」의 실태를 조사한 기사를 지난 7일 실었다. 이 기사 중 한국에 관한 부분은 표제가『한국의 길』로 되어 있다. 이 기사는 북한의 실태도 비교해 다루었다. 다음은 그 요지.
5·16혁명 후 16년 동안에 한국 국민은 전대미문의 가장 빠른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누려왔다.
61년에는 4천1백만 「달러」였던 수출이 16년 동안에 도저히 믿을 수 없는 2백 배나 증대하여 76년에는 78억 「달러」에 달했으며 지금은 년간 80여 억 「달러」에 달해 여전히 증가일로에 있다.
서로 맹렬히 경쟁하는 10여명의 기업인들은 싹에서 푸른 가지를 내뻗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당대에 자수성가한 불굴의 기업인으로서 지금 대기업체들로 팽창해가고 있다.
한국은 자유중국과 함께 소득분배가 「스웨덴」보다 더 균등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몇몇 안 되는 개발도상국 중의 하나이다. 한국의 거의 모든 경제지표는 도시 물가 상승 율을 제외하고는 61년 이후 놀라울 만큼 상승했다.
수출이 주도하는 이 같은 상승으로 한국의 1인당 GNP(국민총생산) 는 61년의 85 「달러」에서 76년에는 7백 「달러」가 되었고 77년에는 8백 「달러」를 넘을 것이다.
1인당 실질소득은 16년 동안에 5배나 증가했다. 정부지출이 GN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미만으로 북괴의 남침위협이 부단히 있는 나라치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낮은 비율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농촌에 대한 정책에 큰 비중을 두었다. 특히 68년 후 농산물가격을 뒷받침하여 농업에 유리하게 거래조직을 극적으로 바꾸어 놓았으며 이 때문에 67∼76년에 도시 식품가는 4백%나 올랐다(그 밖의 도시물가는 2백%상승했을 따름이었다).이와 때를 같이해서 다수확 신종 벼와 보리가 출현하여 가난한 농민들을 더 부유하게 만들었다.
한편 김일성이 이끄는 북괴정권은 ①정신병을 가진 한 인간에 의해 영도되고 있으며 ②결혼연령을 남자 32세, 여자29세 이상으로 묶어놓는 등 상상할 수 없는 인권유린혐의를 저지르고 있고③해방 직후 남한보다 부유한 경제를 물려받고도 훨씬 빈곤한 지역으로 만들어놓았고④남북한에서 즉각 자유선거가 실시될 경우 쉽게 승리할 것이며 만일 남침공격을 감행할 경우 충성심이 투철한 징집 병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끔찍한 오산을 하고 있다.
1천6백만이 넘는 불행한 북한주민들은 하루2시간씩 꼭 김일성 사상을 학습해야 하는데 김일성 사상이란 이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북한에서 최근 사용되고 있는 권력 이양방식은 공산당 지방세포들에 김일성 주의 학습에 매달리도록 하여 중앙정권의 권력과 관련, 지방당의 권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북한노동자들은 상오 8시부터 하오10시 반까지 일하도록 되어있다. 식량과 생필품은 배치된 작업장에서 배급받도록 되어있어 북한체제 추종만이 생존의 유일한 길이다.
성인들은 귀가해서도 각종 촌락기구에 참여토록 되어있는데 이중의 하나가 5호 담당제로 열성당원이 밀고자로서 다섯 가구를 담당 감시한다. 또 누구나 소속장의 허가 없이는 결혼은 물론 사랑조차 할 수 없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