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위전, 37년째의 대장정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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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기 왕위전 본선리그 제1국
[제1보 (1~19)]
白·李世乭 6단 | 黑·朴正祥 3단

다시 왕위전 시즌이다. 어언 37년. 프로기사들은 오랜 역사와 묵직한 권위, 그리고 드라마틱한 사건으로 점철된 왕위전 무대를 사랑한다. 올해도 치열한 예선전을 거쳐 8명의 강자가 본선리그를 펼치게 됐다.

이세돌6단. 세계 바둑의 새 강자로 떠오른 李6단은 지난해 도전자로서 본선 서열 1위(이세돌3단은 한국기원의 새 승단규정에 따라 세계대회인 LG배 우승과 함께 3단이 올라 단번에 6단이 됐다. 이 대국 당시는 3단이었으나 혼란을 막기 위해 6단으로 표기한다).

지난해 이세돌6단과 동률 재대결을 펼쳤던 조훈현9단.조한승6단이 2,3위. 서봉수9단이 4위. 새로 올라온 안조영7단.유재형6단.김주호3단.박정상3단이 뒤를 잇는다.

따라서 3월 6일 한국기원에서 벌어진 본선 개막전은 서열 1위의 이세돌6단과 8위의 박정상3단이 맞서게 됐다.

돌을 가려 朴3단이 흑. 19세의 박정상은 2000년 프로가 되자마자 왕위전 본선에 올라 기염을 토했던 젊은 유망주다. 첫판에 강적을 만났으나 야심만만한 朴3단이 언젠가 정상을 밟으려면 이세돌이야말로 반드시 넘어야할 장벽이라고 할 수 있다.

흑1부터 12까지는 어느덧 눈에 익숙해진 포진이다. 바로 LG배 결승전에서 연속 등장했던 수순으로 최근 프로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13으로 달렸을 때 李6단이 둔 14의 눈목자가 눈길을 끈다(참고로 이창호9단은 A에 둔 바 있다).

17로 바짝 다가선 수가 도전적이다.기세 넘치는 18,19의 협공으로 전투 개시의 신호탄이 올랐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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