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타 줄인 루이스, 이미나 꺾고9개월 만에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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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3 홀(11번)에서 티샷을 물에 빠트리고도 보기로 홀 아웃한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 그가 정교한 아이언 샷을 앞세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노스 텍사스 슛아웃 프리젠티드 바이 JTBC에서 시즌 첫 우승을 들어올렸다.

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 콜리나스 골프장(파71·641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세계랭킹 3위 루이스는 6타(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1개)를 줄이는 불꽃타로 최종합계 16언더파를 기록해 공동선두로 출발한 이미나(33·볼빅·10언더파)를 6타 차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루이스는 이로써 지난해 8월 메이저 대회인 리코 브리티시 여자 오픈 우승 이후 9개월 만에 홈타운에서 LPGA 투어 통산 9승째를 신고했다.

9언더파 공동선두로 출발한 루이스의 출발은 화려했다. 전반 9홀에서만 이글 1개, 버디 3개로 5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후반 들어서는 11번 홀(파3)에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티샷을 워터해저드에 빠뜨리는 미스 샷이 나왔다. 3온 2퍼트의 더블보기가 예상됐다. 그러나 루이스는 흔들리지 않고 다시 티잉 그라운드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핀 50cm 붙여 보기로 홀아웃 했다. 이 샷은 데일리 베스트 샷이 됐다.

루이스는 이후 12번 홀 버디와 17, 18번 홀 연속 버디로 최종일에만 7언더파를 몰아치는 파워 샷을 선보였다. 마지막 홀에서는 6m 거리의 버디 퍼팅을 그대로 홀에 떨궈 고향 팬들에게 완벽한 팬서비스를 했다.

2006년 2월 필즈오픈 우승(통산 2승) 이후 8년 만에 승수 추가가 기대됐던 이미나는 이날 버디 5개, 보기 4개로 1타를 줄이는데 그쳐 최종합계 10언더파로 단독 2위에 만족했다. 하지만 18번 홀(파5)에서의 2온 2퍼트 버디는 인상적이었다. 물론 한편으로는 불안했다.

이미나는 이 홀에서 두 가지 선택의 갈림길에 놓였다. 안전하게 3온 공략이냐, 아니면 2온 시도냐 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워터해저드가 그린 앞쪽을 둘러싸고 있어 샷이 짧으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 온다는 점이다. 스코어는 9언더파로 이미 홀 아웃을 한 미셸 위(25·나이키골프)와는 공동 2위.

조금은 무리한 샷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나는 이미 우드를 꺼내잡고 199야드의 핀을 향해 샷을 날렸다. 다행히 그 두 번째 샷은 그린 에지와 오르막 경사지를 맞고 튕겨 올라와 그린 위에 멈춰 섰다. 절묘한 2온이었다. 이미나는 결국 2퍼트로 버디를 기록해 공동 2위로 끝날 수 있었던 순위를 단독 2위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 상승세를 타고 있는 미셸 위가 최종합계 9언더파 단독 3위를 차지한 데 이어 최나연(27·SK텔레콤)은 8언더파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챔피언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5언더파 공동 14위에 머물렀다.

최창호 기자 ch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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