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페인」「미술전쟁」가열|"「피카소」의『게르니카』돌려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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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피카소」의 방대한 유산 중에서도 특히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그림인『게르니카』를 둘러싸고 국제적인 미술전쟁이 빚어지고 있다.

<"민주개혁 불충분">
이 전쟁은 물론 정치적인 것은 아니지만「피카소」의 고국인「스페인」과 현재『게르니카』를 보관, 전시하고 있는「뉴욕」근대미술관 사이에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고있다.
1943년이래 장기위탁 형식으로 보관중인「뉴욕」근대미술관 측은『고인이 원한대로「스페인」에 진정한 의미의 공화제가 재현되기 전에는 절대로 반환할 수 없다』는 냉담한 태도. 40년간에 걸친「파시즘」의 지배가 끝났음에도 아직「스페인」엔 민주적 개혁이 충분히 실현되지 못했다는 구실로 반환을 거부하는 것이다.

<"스페인 사람의 것">
가로 7m80cm의 이 대작은「스페인」내란 때인 1937년「프랑코」총통의 명령으로「바스큰 지방의 작은 마을인「게르니카」가 무차별 폭격을 당한데 대한 분노의 표현으로 그렸던 것. 「뉴욕」미술관의「윌리엄·루빈」회화부장의 말을 빌면『「프랑코」가 혐오한 가치관을 표현했을뿐 아니라「프랑코」를 경멸한 작가의 작품』이다.
하지만「프랑코」수상은 집권당시인 68년『게르니카』의 반환을 공식요청, 「프라드」미술관에서 자유롭게 진열장소를 택할 것을 제의했다. 그에 앞서「바르셀로나」에는「피카소」미술관이 건립돼 있었다.
반환요구의「피크」는「피카소」가 작고한 73년 전후. 「스페인」신문들은 끊임없이 반환운동을 벌이는 터이지만「피카소」가「프랑스」에서 죽자「스페인」의 모든 미술관은 폐관해 조의를 표했고 교육상이 정부를 대표해『뛰어난「스페인」사람이며 예술가의 귀감』이라고 조전을 보냈었다. 물론「피카소」자신도 생전에「게르니카」는 다 알다시피 모든「스페인」사람의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런네 근래「캘리포니아」대학의 미술사 담당「허셀·티프」교수가「런던·타임스」와「뉴욕·타임스」양 지에 기고, 반환문제를 제기함으로써「뉴욕」미술관측과 불꽃튀는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기본 인권은 회복">
「티프」교수는「피카소」가 미술관에 보낸 비밀편지의 내용을 안다면서 이제는 돌려줄 때가 됐다는 것. 「피카소」작품의 세계 최대「컬렉션」인「뉴욕」근대미술관에서「게르니카」를 빼낸다면 눈알을 뺀 격이 될 것이라고 가장 아픈 데를 찌르고 있다.
「티프」교수의 주장에 의하면 비밀편지에 명시된 반환조건은「기본적 인권의 회복」뿐. 이제 남의 나라 정체를 들먹일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미「하퍼즈」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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