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수용 업소서 절전 기피…명단 공개 등 검토|「코오롱」, 국제 전기 기업 인수…중전기 본격 진출|대일 수출 길 막혀 재고 쌓이는 생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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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1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절전 의무화 조치는 수용가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지만 정작 대폭 절전해야 할 업소들은 여전히 절전을 외면하고 있어 상공부는 이들에 대해 벌금 이외의 조치를 취할 것을 검토 중.
한 당국자는 절전 조치 시행 이후 서울 시내 명동·무교동 등 번화가와 큰 업소들을 중점적으로「체크」 해본 결과 대부분 종전과 다름없더라고.
현재는 소비 절약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는 단전할 수 없기 때문에 상공부는 공급 규정을 고쳐 이에 대한 근거 규정을 마련할 방침.
상공부는 오는 6월 전기 사용 실태를 일제 조사, 절전하지 않는 큰 업소의 명단도 공개할 계획이다.
「코오롱·그룹」 (회장 이동찬)이 변압기·송전 철탑 등 중전기 종합 「메이커」인 국제전기 기업 (대표 양재권) 박재석 회장의 대주주 지분 (전체의 40%) 거의 전부를 인수, 경영권을 장악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 늘어날 중전기 제품의 해외 수출을 위해 기업의 대형화가 불가피, 『새 역량의 기업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국제 전기를 떠나기로 했다고.
국제 전기 산하의 신창 건설과 국성 「밸브」도 함께 인수한 「코오롱」은 2주일 안에 임시 주총을 열어 경영진 개편을 할 계획이나 양재권 사장은 대표 이사로 남을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 부진과 재고 누증으로 생사 업계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2월말 현재 수출 실적은 일본의 수입 규제 조치 등으로 올 목표 5천4백t의 15·6%인 8백42t에 지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생사류 재고는 생사 2천6백t, 원료 9천4백84t 등 모두 1만1천4백90t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판매 미수금도 자그마치 1백19억1천만원을 기록, 농협에서 빌어 쓴 누에고치 구매자금 5백55억원의 상환은 현재로서는 꿈도 꾸지 못할 실정이라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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