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당선됐지만 비싼 대가치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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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의 상임중앙위원에'턱걸이 입성'한 유시민 의원이 선거과정의 소회를 온라인상에 공개, 네티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유 의원은 7일 열린우리당 당원게시판과 자신의 홈페이지 등에 올린'꿈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이번 당의장 선거 과정에서'조직선거'의 폐해가 드러났다며 정당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유 의원은 4.2 전당대회에 대해"턱걸이로 당선됐지만 비싼 대가를 치렀다"며 먼저 김두관 후보의 낙선을 언급했다.

그는 "4월 1일 밤, 소위'조직의 힘'이 맹위를 떨치면서 저와 김두관 (전)장관 둘 중에 하난가 죽어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대응할 방법이 전혀 없었기에 애초에 출마하지 말 걸 공연한 짓을 했다고 후회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면서 "아직도 국회의원이나 직업정치인이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당원협의회가 많이 있다"며 "특정 정파가 대의원들에게 소위 '오더'를 때리면 하루 밤 사이에 특정 후보의 지지율을 10% 넘게 올릴 수 있는 것이 우리당의 현실"이라며 당의장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조직선거'행태를 비판했다.

유 의원은 또 극심한 대립을 보였던 당내 386의원들에 대해"저의 '인격적 특성'을 공격하고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보도자료를 내고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또 그런 것들을 대의원들에게 메일로 쏘아 보낸 그 많은 국회의원들께서는 이번 당의장 선거결과를 보고 자기가 한 일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저는 일방적으로 얻어맞았을 뿐, 그분들과 싸운 적이 없다"며 "제가 할 일은 그로 인해 제가 입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 나가는 것뿐"이라며 당장 화해에 나설 생각이 없음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정당개혁운동가'로 규정한 뒤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만 명, 많으면 수십 만 명이 뜻과 힘을 모아야 한다"며 지지층 등에 정당개혁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집권 여당의 지도부가 된 것에 대해 그는 “시골 새마을 지도자가 남의 양복을 빌려 입고 패티김 디너쇼에 앉아 있는 것 같은 어색한 느낌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질감을 토로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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