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세월호 유족에 "유감" 표현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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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30일 박근혜 대통령의 전날 세월호 참사 대국민 사과를 유족들이 비판한 것과 관련해 “유감”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빚었다.

 민 대변인은 오전 기자들과 만나 전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대책회의가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사과에 대해 “5000만 국민이 있는데, 박 대통령의 국민은 국무위원뿐인가. 비공개 사과는 사과도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유감스러운 일이고 내가 볼 때는 안타깝다”고 했다. 민 대변인은 또 전날 “사태 수습이 진행되고 재발 방지책이 마련되면 (박 대통령의) 사과를 포함한 대국민 입장 발표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지만 이날은 “(전날) 사과가 나온 마당에 대변인이 다음 사과가 어떻게 있을 것 같다고 언급하는 자체가 적절치 않다”며 하루 만에 발언을 번복했다.

 민 대변인이 희생자 가족에게 ‘유감’이라는 표현을 쓰자 논란이 일었고, 민 대변인은 재차 기자들과 만나 “(유감은)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 청와대나 대통령의 입장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고, 비판 여론도 커졌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은 “이 상황에 유족들에게 유감이라는 표현이 쉽게 나오는 것을 보니 그 자체만으로도 진정 어린 사과가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 대변인은 “(현재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론 박 대통령의 추가 사과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 안팎에선 이르면 5월 중순 박 대통령이 대국민 입장 발표를 하고, 이때 국가 개조와 관련한 마스터플랜 설명과 추가 사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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