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薛의원과 차만 마시고 바로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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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한정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31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회창 전 총재의 20만달러 수수설에 대한 청와대 기획설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金전실장은 "그동안 김현섭 전 민정비서관과 함께 설훈 의원과 김희완씨를 만난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있었다"며 "당시 金전비서관 부탁으로 약속 장소에 나가긴 했지만 차만 한잔 마시고 곧바로 나왔다"고 했다.

-설훈 의원 폭로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데.

"한마디로 황당하다. 오늘 아침 중앙일보 보도를 보고 내가 해명하고 나서는 게 되레 일을 키우는 게 될 것 같아 가만 있었는데 사태가 꼬이는 것 같아 입을 열지 않을 수 없었다. "

-薛의원과는 어떻게 만났나.

"薛의원이 이회창 전 총재의 20만달러 수수설을 폭로하고 2, 3일이 지난 뒤 김현섭 당시 비서관에게서 '薛의원을 만나러 가는데 좀 같이 가자'고 요청이 왔다. 金비서관은 '테이프 등 증거와 증인이 있다는 김희완씨 말만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갑자기 金씨가 딴말을 해 무척 난처한 입장에 빠져 있다'며 난감해 했다. 薛의원과 인척관계인 나는 걱정도 되고 해서 같이 만나러 갔다. "

-薛의원과 만나 무슨 얘기를 나눴나.

"나가 보니 김희완씨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관여하고 싶지 않아 薛의원 하고만 잠시 얘기를 나눈 뒤 먼저 자리를 떴다. 나중에 金전 비서관한테 들으니 金씨에게 '薛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할지 모른다고 걱정이 태산 같으니 제발 좀 자세히 얘기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하더라. "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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