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괴남침에 즉각 응수할 군사력 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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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해럴드·브라운」 미 국방장관은 22일 앞으로 주한미군이 감축되더라도 서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미군의 전체규모는 대개 지금의 수준을 유지하여 북괴의 남침에
재빨리 응수할 군사력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장관은 또 한반도에서 전쟁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과 한국이 공격당할 경우 한국을 지원할 필요성을 미국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브라운」장관은 하원세출위원회의 군사소위원회에서 78회계연도 국방예산에 관해 증언하면서 중소분쟁이 계속되고 있어도 동북「아시아」 정세가 반드시 안정됐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브라운」장관은 중소국경에 막강한 지상군과 전술공군이 배치되어 있고 한반도의 휴전선북쪽에는 북괴가 「탱크」를 주축으로 하는 강력한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브라운」 장관은 강대국들의 이해가 마주치는 동북아에서 미국이 신경을 써야할 군사균형은 남북한간의 균형이라고 말했다. 「브라운」장관은 한국의 지상군은 북괴의 지상군에 필적할만하기 때문에 서울북방의 방위 거점을 유지할 능력이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한국이 전진방어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병참지원과 전술공군지원을 필요로 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브라운」장관은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도 그랬듯이 한국에서의 미국의 군사적인 존재가 시간이 흐름과 함께 더욱 줄어들지는 모르지만, 서태평양 지역(미국기준)에서는 대체적으로 지금 수준의 군사력을 유지하여 북괴의 침략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운」장관은 지금 각 지역의 정세가 불확실하다고는 해도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은 ①전략핵무기에 의한 공격 ②「유럽」에서의 공격 ③동북아에서의 공격 ④미국과 동맹국들의 해상수송로를 차단하려는 시도 같은 네 가지의 주요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브라운」장관은 이날 증언에서 주한미군감축이나 철수의 원칙을 확인함과 동시에 미군의 감축이 미국의 대한방위공약의 철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카터」 행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브라운」장관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주한미군의 존재에는 변화가 계속 될지 모르나 서태평양의 미군을 지금 수준으로 유지하여 북괴의 공격적 행동에 즉각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은 미군이 한국에서 감축돼도 서태평양의 일환으로 한국은 계속 미국의 방위공약의 보호를 받는다는 의미다.
이것은 또 주한미군과 대한방위공약의 『연계』의 종말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심각한 의미를 갖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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