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4천년 「베일」벗는 「에블라」문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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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테헤란=이근량 통신원】「이탈리아」가 마련한 「시리아」 고고학 사절단은 13년간의 고생 끝에 4천여년 전 「에블라」 왕국의 지하창고에서 1만 5천 조각의 설형문자 토판을 찾아냈다.
「에블라」 왕국은 4천 4백년 전부터 수백년간 「메소포타미아」문명의 발상지인 「유프라데스」강 북단에 있었던 왕국. 그 문명은 고대문명의 절정인 「메소포타미아」나 「나일」 문명과 견줄만한 것임이 밝혀져 고대문화사의 재평가가 불가피하게 됐다는 획기적 대 발견이다.
북부 「시리아」의 사막 속에서 많은 출토품과 함께 나온 이 흙판은 「나일」문명의 「로제타」석과 비교되는 값진 자료.
「조반니·페티나토」 박사의 판독에 의하면 어느 왕은 무려 1만여명의 신하를 거느렸고 「메소포타미아」왕에게 시집보내는 공주의 결혼선물로 몇 개 도시를 떼어주기도 했다.
국영의 섬유·금속 공장에 관한 기록은 그들이 누린 온갖 영화를 설명하며 외국 원정과 국제조약에 관한 것이며 제신에 대한 찬양과 주문도 적지 않다.
여하간 흙판 기록을 보다 정확히 판독한 후에 나타날 「에블라」문명의 정체는 「에블라」어에 대한 언어학적 가치와 목각·금속공예 등 발굴 품에 대한 예술적 가치와 함께 근래에 없는 역사적 발견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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