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연구비 지원 대학엔 너무 인색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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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에 대한 연구비투자는 매년 국공립연구기관이나 KIST등 비영리 법인체등 I지나치게 편중된 반면 대학에 대해서는 투자액이나 투자비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음이 밝혀져 대학의 연구활동 지원을 위한 보다 과감하고 근본적인 대책이 요망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과학기술처가 지난 6월부터 11월말까지 전국의 대학·국공립연구기관·비영리법인체·기업체등 6백개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75년도 과학기술연구활동조사」에서 밝혀졌다.
이 조사에 의하면 75년에 투자된 연구비는 모두 4백27억원으로 국·공립기관이 1백67억원 (39%), 비영리법인이 1백15억원 (27%), 기업체가 1백23억원(29%)임에 대해 대학의 연구비는 5%인 22억원. 미국13·8%,일본 18·2%, 서독 14·8%에 비해 우리나라의 대학은 연구비지윈에서 크게 소외당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이 조사에 의하면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연구원수는 4천5백34명으로 우리나라 총연구원 1만2백75명의 44%나 차지하고 있음에 비해 볼 때 그 차는 더욱 뚜렷해진다.
즉 연구원 1인당 연구비가 국·공립 7백20만원, 법인1천4백80만원, 기업체4백65만원인데 비해 대학은 그 10분의1∼30분의1에 불과한 48만윈 정도인 셈이다.
또 연구비 총액면에서도 74년에 비해 법인체가 91%, 기업체26%, 국·공립5·1%가 늘어났으나 대학의 연구비는 74년의 65억원에 비해 67%나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과제의 수행면에서는 오히려 대학이 다른 연구기관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75년 한해동안 수행된 연구과제 8천1백15건 가운데 대학이 29% (2천3백54건)를 차지하고 있으며 계류중인 과제를 제외한 실패율도 기업체가 19·2%, 비영리법인이 3·34%, 국공립연구기관이 1·65%임에 비해 대학은 0·05%인 단 1건만이 실패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대학도 실용화면에서는 다른 기관에 크게 떨어지고 있다. 다른 기관은 연구과제의 절반정도가 실용화된데 비해 대학은 17%에 불과하고 75%정도는 연구만 성공했을 뿐인데 이는 우리나라 대학연구가 안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로 승복되는 연구가 많을 뿐만 아니라 연구와 교육이 연결되지 않으며 국가적인 이익이 무시되고 각자이기보다는 실효위주·실천위주의 연구가 임의대로 수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밝혀진 또 하나의 사실은 전체연구비에 대한 국·공립연구기관의 연구비는 71년 53%, 72년 50%, 73년 42·2%, 74년 41·5%, 75년 39%로 매년 줄고 있는 반면 기업체는 11%, 16%, 21%, 26%, 29%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이러한 경향은 퍽 바람직스러운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서울대 자연대의 C교수는 연구투자면에서 대학이 소외당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해주는 결과라고 논평하고 대학(원) 교육의 질적 쇄신등을 위해서라도 내년4윌에 발족되는 한국과학재단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한다.

<신동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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