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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8만원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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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가 31일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 공세 속에 폭락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 초반부터 UBS 워버그.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팔자'주문이 쏟아지면서 단숨에 30만원이 무너졌으며, 결국 전날보다 2만3천원(7.49%) 떨어진 28만4천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28만원대로 밀린 것은 지난달 17일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종합주가지수도 550선에서 3.7% 급락하며 530선까지 밀렸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의 회복지연과 함께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미국 상무부의 상계관세 부과조치▶자사주 매입 마무리▶지난 주말 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급락세▶삼성카드 증자에 대한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고 분석했다.

미 상무부는 31일(현지시간) 한국산 D램 반도체에 대한 상계관세 예비판정에서 하이닉스에 대해 30% 정도의 관세를 물리기로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민후식 팀장은 "이 같은 판정이 내려질 경우 하이닉스의 미주 수출물량이 아시아 현물시장으로 전환되면서 D램 공급물량이 26% 증가해 2분기 중 D램 가격의 하락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관세부과로 D램 시장이 재편될 경우 현재 32% 수준인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이 1~2년 뒤엔 4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동안 침체장 속에서 주가를 떠받쳤던 자사주 취득 한도가 거의 소진한 점도 삼성전자주에 대한 '팔자' 주문을 유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까지 보통주 2백29만4천주를 매입해 목표치(3백10만주)의 74%를 채웠다. 하루 평균 31만주를 취득했기 때문에 앞으로 세 번만 더 자사주를 취득하면 실탄이 바닥난다.

자사주 매입이 시작된 지난달 11~28일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7% 가량 올라 같은 기간의 종합주가지수 상승률(2%)을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25만~26만원대에 샀던 외국인이 당분간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선 전업카드사에 대한 증자규모가 2조원에서 2조4천억원으로 확대됐다는 소식에 따라 삼성카드의 지분을 56.6%보유한 삼성전자의 부담이 증가될 것이란 우려도 주가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은 1분기 중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 가격이 강세를 보여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날 목표주가 43만원에 투자등급으로 '매수'를 유지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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