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끝내기 홈런' 2승 2패 동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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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는 다 끝난 것 같았다. 힘차게 헤엄치던 청새치가 바늘에 걸렸고 힘 한 번 쓰면 쉽게 딸려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팽팽하게 버텨내던 낚시줄이 끊어졌고 청새치는 유유히 바다로 돌아갔다. 뉴요커들로서는 청새치 낚시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깨닫게 됐다.

플로리다 말린스가 연장 12회말 나온 극적인 끝내기 홈런 한 방으로 뉴욕 양키스에게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기록했다.

23일(한국시간) 프로플레이어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3월드시리즈 4차전의 승자는 '버티기' 싸움에선 이긴 말린스에게 돌아갔다. 무너질듯 위태로운 순간을 맞았지만 고비를 잘 넘겼고, 월드시리즈 무안타의 알렉스 곤잘레스가 홈런을 쳐내며 단숨에 상황을 끝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9회초 3-1의 리드. 마무리 투수 우게스 우비나를 내보냈을때만해도 쉽게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루벤 시에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고, 구장의 분위기는 차갑게 식어갔다. 연장전은 머리털이 설 만큼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연장 11회초는 "졌다"라는 소리가 나올만큼의 위기였다. 10회말 1사 2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말린스로서는 1사 만루의 위기는 패배와 다름없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구원투수로 나온 브랜든 루퍼는 챔피언십의 주인공 애런 분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존 플래허티를 내야플라이로 잡아내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편 마지막 선발등판을 치룬 로저 클레멘스는 7이닝 3실점의 좋은 투구를 펼쳤으나 승리를 얻지는 못했다. 클레멘스는 팀이 9회초 동점을 만들어주며 간신히 패전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시리즈 전적 동률을 이룬 두 팀은 같은장소에서 5차전을 치를 예정이며, 1차전에서 맞붙었던 데이비드 웰스(뉴욕 양키스)와 브레드 페니(플로리다 말린스)가 재대결 한다.

양복을 차려입고 낚시를 하던 뉴요커들이 윗옷을 벗기 시작했다.

Joins 유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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