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대한민국 창작만화 공모전] 스토리 부문 장려상 '개미' 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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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도 기자들도 카메라맨들도 방청석의 관람객도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 이였다. 방송국 지시실안의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던 감독은 대본을 뒤적거리며 주위 사람들에게 묻는다.

“뭐야..? 저런 거 있었어..?”

그녀는 아주 황당해 하면서도 자신의 귀 쪽으로 손을 가져가며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려 하고 있다. 수지는 자신의 귓바퀴 가장자리를 붙잡고 기어오르는 것을 손끝으로 잡아 자신의 눈앞으로 가져 왔다.

수지: “뭐..뭐야..이건..개미..?“

트로피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그녀는 귀를 두 손으로 막는다. 개미들은 귀로 나갈 수 있는 통로가 막히자 나갈 곳이 없어지진 날개 달린 암, 수개미들은 귓속에서 서로 뭉쳐져서 뒤엉켜진 채 귓벽을 마구 뜯어내기 시작한다.

수지는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만다. 주위의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하고 모니터실에 있던 감독은 마이크를 잡고 명령한다.

“거기 무대 쪽의 누구 있으면 올라가서 수지 좀 데리고 무대 뒤로 데리고 나가!”

무대 좌, 우측에서 헤드폰을 낀 두사람이 그 소리를 듣고 무대 위로 올라가 그녀에게 다가간다. 수지의 귀에서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녀에게 다가가서 어깨에 손을 얹고 묻는다.

“수지씨..괜찮아요..? 어디 아픈 겁니까..?”

다른 사람이 그녀를 일으켜 세우며 말한다.

“자 일단 뒤로 나가시죠”

수지가 두 남자의 부축을 받으며 관연 악단의 음악을 받으면서 뒤쪽으로 퇴장하기 시작한다. 귀를 꽉 막고 두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 뒤쪽 출입구 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때 개미들은 막힌 구멍을 뒤로하고 다른곳을 구멍을 뚫고 있었다. 개미들이 끊임없이 갉아내던 벽은 어딘가 커다란 공간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공간으로 수많은 개미들이 빠져나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녀는 무언가를 느낀 듯 두 사람을 밀쳐내고 입을 막는다. 그녀가 입을 막느라 떼어낸 귀에서는 수많은 개미들이 날아오른다. 옆에 있던 두남자는 날아오르는 개미에 놀라 뒤로 몸을 날리듯 쓰러진다. 그녀의 귀에서는 막혔다가 뚫린 듯한 수도파이프처럼 개미들이 웅웅거리는 날갯짓소리와 함께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개미들은 날아 오른다. 개미들의 비행을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들을 비행 전부터 잡아먹던 새들도 없었으므로 아무런 피해 없이 그녀의 몸에서 태어난 개미들은 모두 하늘로 날라올라 교미를 시작했다.

무대에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제외한 다른 방청객들은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잠깐동안의 교미를 끝낸 개미들은 바로 옆에서 연주를 하고있던 악단에게 날아가서 그들의 귓속을 혹은 입속을 콧속을 파고든다. 음악은 삽시간에 그들의 비명으로 바뀐다. 관람석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이런 광경을 보고 모두 경악을 한다. 거리에서 대형 전광판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 역시 무슨 일인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화면을 쳐다본다. 거리의 전광판은 갑작스럽게 정수기 CF화면이 나온다.

시상식장안에서 사람들은 모두가 개미들의 습격을 받고 있다 수많은 개미가 사람들의 귓속을 파고들고 있다. 관람석 가장 윗편에 자리 잡고있던 그녀의 전 매니저인 진섭은 주위의 소동에 아랑곳없이 그의 귓속으로도 개미가 들어가고 있음에도 그대로 계속해서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무대를 향하여 내려가며 수지를 찍는다.

수지는 몸을 떨며 겨우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 그녀는 무대 뒤쪽에 있는 통로를 통해 빠져나가서 출연자 대기실 쪽으로 뛰어가서 문을 열고 들어가 문을 닫는다.

손으로 입을 막고있던 것을 못 참을 것 같았는지 뱉어낸다. 침과 함께 뭉쳐진 개미들이 뭉쳐져서 바닥에 떨어진다. 아직도 꼼지락대며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밟아 죽이는 수지 그리고 그녀는 대기실에 설치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개미들이 자신의 머리와 얼굴 전체를 미이라의 터번처럼 둘러쌓여 있는 그녀의 모습이었다. 어쩔쭐 몰라 하는 그녀의 눈에 조금 전에 받았던 선물이 눈에 보인다.
그녀는 상자를 열고 살충제를 꺼내서 소리를 지르며 자신의 입안에 뿌리기 시작한다.

-쉬이익-

하는 날카로운 가스 음이 퍼지고 회색의 가스가 그녀의 머리를 뒤덮는다. 그녀는 자신의 머리와 귀를 그리고 마침내 입속에 가득찬 개미에게 뿌려된다.

개미들은 하나 둘 바닥에 떨어져 죽기 시작하고 결국 수지도 자신의 입속에 살충제를 끝까지 뿜어 넣었다. 그녀의 눈은 흰자위만 보였지만 주위의 개미가 보이는지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천천히 바닥으로 쓰러졌다. 이 광경은 비디오카메라의 LCD창으로 보이고 있었다. 문 밖에서 이 모든 광경을 촬영한 진섭은 카메라를 끄고 그녀를 바라보며 만족한 듯한 미소를 짓는다.

태양이 내리쬐는 맑은 날 한적한 공원 진섭은 공원 산책로를 따라서 걷고 있다. 그리고 생각을 한다.

시멘트로 덥혀버린도시 흙과 공간이 없는 이곳에도 개미들은 그들이 살 보금자리를 찾는다. 그리고 마침 안성맞춤인 장소를 찾는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혹은 포유동물의) 몸 속이다. 놈들은 귀를 통하여 인간의 머릿속으로 들어간 뒤 공간을 확장하면 몸속에 거처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냥 기생하는 것은 아니다. 숙주가 죽지 않게 관리를 해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렇게 함으로서 그들은 자신의 숙주로 삼는 생물체와 계약이 이뤄지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는 벤치에 앉아서 주위를 살핀다.

공원벤치에 앉아 서로 키스를 나누는 남녀의 귀에서는 각자의 귀에서 개미들이 나와 그들의 뺨위에서 주둥이를 맞추고 영양분을 나누고 있다. 고개를 돌려 놀이터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두세 명의 어린이들이 모여 앉아 한 아이의 귀에서 개미가 나왔다 들어갔다. 하면서 부지런히 무언가를 옮기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 이들을 지나가는 다른 산책하는 이들도 보지만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 간의 그녀에 대한 관찰 결과와 조사자료로 이 생물이 기생 생물이 아닌 악어새의 이빨을 청소해주는 악어새와 같이 인간을 돕는 공생생물임을 입증하였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제 이들은 공생체로서 받아들이고 있다. 이 특이한 개미들은 턱은 마취성분을 분비하기 때문에 아무런 고통 없이 몸을 파고 들어가 집을 짓고 그 안에 알을 낳는다. 그 후 공간이 부족하면 조직사이에 구멍을 뚫어서 공간을 확장한다.

이 특이한 개미 종은 산 생물이 죽지 않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알기 때문에 집으로 삼은 숙주의 위험 적인 요소 병을 생기게 할 수 있는 바이러스 혹은 기타 박테리아를 차단할 수 있는 생물학적인 효소를 키우고 또 이를 이용해 수술을 하기도 한다. 숙주의 생명을 유지하고 또한 몸의 공간확장에 있어서도 그 숙주가 죽지 않도록 한다.

이러한 나의 발표가 있은 지 3년이 지나고 많은 사람들이 이 개미 종을 자신의 몸속으로 들여보내는 것을 허락했다. 그로 인해 인간의 뇌질환환자들도 급감하였다.

곤충과의 융합 그렇게 함으로 하여 인간은 조금은 자연으로 돌아간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해가 서서히 져서 공원의 주위는 어두워져 나무는 그 형태만이 검게 보인다. 그리고 하늘은 붉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벽면이 하얀 건물은 붉은 노을빛을 받아 벽면이 붉게 물든다.이 건물의 3층의 한쪽방에 수지가 있다.방안에는 침대외엔 그다지 다른 물품은 보이지 않는 방이다. 그녀는 두귀에 상처가 난 듯 붕대를 휘감고 있다. 입술도 메마른 듯 창백하다. 두눈은 푹파여 보인다.

그녀는 공포에 질린 거친 호흡을 하며 창문 밖을 내려다보고 있다.

창가에는 창살이 쳐있다. 병원의 앞마당에는 수많은 환자가 있다. 그들 중 나무 밑에 위치해 잘 보이지 않는 한 사람은 머리에 개미들이 기어나와 있다. 그리고 그는 서서히 입을 벌리고 하늘로 개미들을 뿜어내고 있었다.

수지는 그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겁에 질려 창문의 커튼을 세차게 친다.

멀리서 벤치에 앉아있던 두 연인들의 어깨에도 개미들이 기어올라있다. 그들은 동작을 멈춘 채 입을 벌리고 몸속에 있던 개미들을 날려보내고 있다. 두 사람의 입속에서는 수많은 개미들이 날아오고 있다.
조금 전에 놀이터에 있던 세아이도 앉은 채로 입을 벌리고 입과 귀에서 개미들이 빠져 나와 날아오르고 있었다.

진섭이 앉아 있는 벤치 근처를 지나던 사나이도 가던 길을 멈추고 입을 벌려 개미를 날려보내고 있다. 도심의 한복판 거대한 빌딩의 어느 사무실 창가에서 한남자가 창문으로 개미를 날려보내고 있다. 빌딩아래의 수많은 행인들도 가던 길을 멈추고 입을 열고 개미들을 하늘로 날려보내고 있다.

진섭은 가만히 앉아있다. 그가 천천히 머리를 들어올리자 그의 머리 전체는 날개가 달린 개미들이 나와 매달려 둘러쌓고 있다. 그리고 개미들로 가득찬 둥근대지에 땅이 꺼지듯이 검은 입모양이 생겨난다. 그리고 그속에는 아직 미처 나오지 못한 개미들로 가득차 있다. [END]

스토리 부문 장려상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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