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 해외 원정 금지령-이란|외국서의 선수들 망동에 일벌백계 원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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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란」 「스포츠」계는 최근 해외 금족령이 내려져 각 경기 단체가 모두 울상이다.
이같은 조치가 내려진 것은 산유국다운 풍부한 재정 지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의 「몬트리올·올림픽」의 결과가 부진한데다 태권도 선수들이 해외 원정에서 망동을 보였기 때문-.
지난 10월15·16일 이틀간 호주에서 열려 한국이 8개 체급을 모두 석권한 제2회 「아시아」 태권도 선수권 대회는 「이란」에서 볼 때 「올림픽」이후의 첫번째 해외 원정이었는데 이란은 좋은 성적은커녕 선수들끼리 싸움만 하는 등 말썽을 일으켜 체육회로부터 전 종목 금족령이 내려진 직접 원인이 되었다.
당초 출발 때부터 개별 행동이던 태권도 선수단은 현지에서도 기강이 극히 해이, 그 결과 대회 성적은 나쁠 수밖에 없었고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 소동에 끝내는 도중 기권이라는 추태까지 빚고 귀국하고 말았다.
선수단의 귀국 후 체육회는 일벌백계주의로 전 종목에 대해 금족령을 내린 것으로 해외 원정을 준비중이던 다른 단체는 하루아침에 갈곳을 잃고 태권도 선수단만을 원망하게 되었다.
어떻든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단체는 배구 협회로 이들은 지난 11월15일 「홍콩」에서 개최됐던 「월드·컵」 대회 「아시아」 지역 예선에 남자부 참가를 신청, 「유니폼」까지 만들어 놓고 출발을 기다리다가 부랴부랴 불참 연락을 하기에 바빴다.
그밖에 미국 행이 좌절된 농구, 인도 대회에 참가키로 되었다가 그만둔 「필드·하키」 등 모두가 금족령의 피해자들이다.
따라서 「이란」의 각종 「스포츠」단체들은 금족령의 해제를 기다리며 근신 (?)중이나 아직 그 낌새가 보이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편 「이란」 태권도 선수들의 탈선 사건 때문에 「이란」 체육계나 국민들의 태권도에 대한 인상이 흐려져 그 종주국인 한국으로선 뜻밖의 손실을 보고 있는 셈.
그래서 한국 대사관원들은 물론 많은 교민들은 태권도에 대한 「이란」인들의 오해를 예방 혹은 해소키 위해 신경을 모으고 있다. <테헤란=이근량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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