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껍질이 식품원료로 쓰인다|과학원 장호남 박사 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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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감귤의 계절. 노랗게 익은 당구공 만한 것들이 먹음직 퍽 먹음직스러운데-.
일반적으로 귤껍질은 극히 일부가 한약 제(진피)나 사료로 이용되고 있을 뿐 대부분은 버리는데 이 귤껍질에서「펙틴」이라는 물질을 추출, 식품에 이용할 수 있는 길이 한국과학원의 장호남 박사(생물공학)에 의해 되게 됐다.
「펙틴」이란 식물체의 비목질화 조직에 있는 산성 다당류로서「잼」「젤리」등 식품의 응고 제,「케이크」의 고화방지제, 「아이스크림」의 유화 및 안정제, 또는 지사제로 첨가 사용되는 물질로서 마른 껍질의 약 3분의 1이「펙틴」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내생산이 안되고 있어 연간 약 5천kg(시가 kg당 1만4천 원)이나 수입, 제과·제약회사에 공급되고 있으며「잼」이나「젤리」에는「펙틴」대신 한천을 응고제로 사용하고 있어 질도 좋지 못한 실정.
장 박사는 마른 귤껍질을 잘게 부수어 약품으로 추출한 다음 이를 말려 하얀 분말상태의 「펙틴」을 만들었는데 실제「잼」의 응고제로 사용한 결과 외제에 뒤지지 않았다고.
1백g짜리 귤 1개에서 1g정도의「펙틴」을 추출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연 8만t 이상의 귤을 생산하고 있어 국내수요 충족과 식품의 고급화는 물론 외화획득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일본은 연 3백t의「펙틴」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장 박사는「펙틴」외에도 귤껍질에 각각 0·7∼1% 함유되고 있는 고 당도의「나린진」 (설탕의 1백 배), 「헤스페리딘」(설탕의 1천 배)을 추출, 새로운 식물성 인공감미료를 곧 개발해 낼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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