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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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미·카터」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백악관을 향한 22개월 동안의 긴 여로를 마치고 「조지아」주의 「플레인즈」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지난31일 하루를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주에서 유권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지지를 호소하는데 소비하고 투표전날인 1일에는 「오하이오」주를 거쳐서 바로 「포드」대통령의 고장인 「미시건」주에서 마지막유세를 가졌다.
「포드」는 31일 「뉴요크」주를 한바퀴 돌고 1일은 「카터」보다 한발 앞서 「오하이오」주와 「미시건」주에서 1년 동안의 선거운동을 결사하고 그의 출신구인 「미시건」주의 「그랜드래피즈」로 갔다.
「포드」는 투표를 마치고 바로 「워싱턴」으로 돌아가 백악관에서 개표 결과를 기다리고 현직 대통령이 아닌 「카터」는 「플레인즈」에서 투표를 하고 「아틀랜터」의 『세계의회「센터」』라는 데서 개표를 지켜본다.
투표를 48시간 앞두고 「갤럽」여론조사는 마침내 「포드」가 「카터」를 일반투표에서 1% 앞질렀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갤럽」은 1%의 차이라는 것은 통계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갤럽」조사는 유권자들이 「포드」를 47%, 「카터」를 46%, 「매카디」를 2%, 기타를 l%로 각각 지지하고 있다는 결과를 보였다. 미정은 아직도 4%다.
「갤럽」조사는 어디까지나 일반투표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선거인단 표에서는 여전히「카터」가 「포드」를 앞서고 있다. 「뉴요크·타임스」 조사에서는 「카터」가 2백22표, 「포드」가 1백98표, 백중 1백18표로 나타났고 「워싱턴·포스트」조사는 「카터」 2백14, 「포드」 1백97표, 백중 1백27표로 나타났다.
일반투표에서 「카터」가 뒤지고 있으면서도 선거인단 표에서 우세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카터」가 선거인단 표가 많은 지역에서 승산이 크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포드」와 「카터」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지역은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표), 「텍사스」(26표), 「일리노이」(26표), 「코네티커트」(8표), 「아이오와」(8표), 「미시시피」(7표) ,「뉴맥시코」(4표), 「오클라호마」(8표), 「사우드다코타」주(4표)이다.
그 중에서 미국의 8대주에 드는 「텍사스」와 「펜실베이니아」 「일리노이」를 제외한 6개 주의 총선거인단 표는 39표다. 이것을 두 사람에게 양분하면 「카터」는 총2백47표로 당선에 필요한 2백70표에서 23표가 부족하고 「포드」는 2백18표로 52표가 모자란다.
그러니까 「카터」와 「포드」는 두 사람이 백중하고 있는 지역에서도 선거인단 표가 많은 「펜실베이니아」 「텍사스」 「일리노이」 중 2개 주는 이겨야 당선된다는 계산이다. 「카터」가 한때 『정치「보스」』라고 배척했던 「데일리」 「시카고」시장과 「프랭크·리조」 「필라델피아」 시장의 소맷자락에 매달린 것도 이런 표 계산의 결과다.
선거를 며칠 앞두고부터 일어난 이상현상의 하나는 신문과 여론조사에서는 「포드」가 「카터」를 육박하여 나란히 서게 되어 「카터」의 선두가 비로소 무너지게 됐다고 계속 보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카터」의 유세에 참석하는 군중들의 반응이 이번 선거운동전체를 통해서 처음으로 열광적이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포드」가 「카터」를 앞지르지는 못하고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결승점까지 왔다는 증거가 된다.
어떤 전문가는 이번 선거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허리케인」의 와중에서 풍속을 재겠다는 것과 같다고 비명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카터」가 7월 하순까지도 33%로 「포드」를 눌렀던 우세에서 어떻게 지금의 백중지세까지 후퇴했는지를 분석하려고 하지만 아무도 설득력 있는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플레이보이」지 「인터뷰」의 후유증, 「포드」의 자신감과 안정회복, 선거운동을 「조지아」주 출신 참모위주로 끌고 간 결과 민주당의 전국적인 조직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카터」의 실수, 국민들이 「카터」 실업보다는 「포드」의 「인플레」쪽에 더 관심을 가진 사실, 진보적인 사람들은 「카터」를 보수적이라고 불신하고 보수적인 유권자들은 「카터」의 방위예산삭감과 연방예산의 균형 등에서 진보파의 독주가능성에 대한 불안 같은 것을 느꼈다는 정도의 설명만이 가능하다.
결국 「카터」는 한때의 압도적인 우세를 다치지 않으려고 조심을 한 것이 지나쳐서 「카터」의 태도는 모호하기 짝이 없다는 『「카터」불가지론』이 크게 작용했다는 데로 의견이 쏠린다. 【워싱턴=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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