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상변 수습했으나 석 점 머리 아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준결승> ○이세돌 9단 ●우광야 6단

제5보(44~55)=포석 약한 이세돌이 10년간 세계 1인자였던 비결은 싸움이다. 싸움에는 정말 강해 “쎈돌” 별명은 진짜다. 이 바둑도 그랬는데 오늘은 상변.

 44부터 48까지는 이세돌이 버티는 방식이다. 대다수 프로는 45를 아파한다. 45 자리를 뚫리면 주변이 온통 엷어져서 괴롭기에 44의 반발 대신에 45로 꾹 참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이세돌도 아프다. 견디고 있을 뿐이다. 견디는 것도 재능.

 48 대신 ‘참고도1’ 백1이 보통이다. 그러나 흑2가 맥점으로 알파벳 순으로 살아간다. 백a, 흑b, 백e, 흑c, 백d 패는 있지만 백에 팻감이 없다. 48이 타개책인 이유는 ‘참고도2’에 있다. 백5 이후 흑a는 백d까지 별거 없다.

 우광야도 잠시 머뭇거린다. 뭔가 허술한 상변인데 그러나 48 젖히니 흑도 당장 수를 내기는 어렵다. 이런 경우 프로들의 습관이 있다. 응수를 물어보는 것이다. 49가 응수타진. 백이 51 막으면 무조건 50에 끊는다. 상변 흑 두 점이 응원군이라 백이 곤란하다.

 50 후퇴는 부득이한데 다행한 것은 52가 있어 상변을 제압했다는 것. 52 이후 흑A 젖히면 백B로 반격해 이하 F까지 흑을 잡는다. 그러나 53, 55 양 젖힘은 백에는 참으로 아픈 자리. 뚫렸을 뿐만 아니라 석 점 머리 맞은 꼴이니 기분이 좋을 리 없다.

문용직 객원기자

▶ [바둑] 기사 더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