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자리굳힌 「시네틱·아트」<움직이는 회화>|문신씨가 전하는 불화단의 새 경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최근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화랑에서는 『오늘의 대가와 신진작가들』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올해로 제17회를 맞는 이 초대전은 「파리」화단은 물론 전 세계 미술의 거장들과 첨단을 달리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도전장으로서 첫손에 꼽히는 권위를 자랑한다.
특히 올해에는 재불 한국 작가 김기린·문신·이자경·진유영씨 등 한국화가의 작품이 초대되어 더욱 관심을 끈다.
다음은 세계화단을 한눈에 본다는 이 전시회 작품들을 통한 「오늘의 경향」을 최근 잠시 귀국한 재불 화가 문신씨에게 들어본다.
해마다 「오늘의 대가와 신진 작가들」전시회는 회화작품이 많다.
올해의 경우 지난 몇 년간 빛을 내던 「누보·레알리슴」(신사실주의)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반면에 사회고발의 성격을 띤 작품들이 많아진 것이 시선을 끌었다.
또 계속 시도되고 있는 「시네틱·아트」(광선과 움직임의 그림)나 기하학적 회화, 그리고 「오픈 회화」등이 더욱 참신하게 자리를 잡는 인상을 주고 있다.
기하학적 계열의 원로인 「바사릴리」(「헝가리」태생), 화면에 네모꼴의 입체물을 배열하는 「로마셀로」(「아르헨티나」태생), 움직이는 회화라 하여 광선과 동력의 작용으로 주목을 받아온 「니노·칼로스」, 날카로운 선의 직결로 화면에 팽창감을 보여주는 철저한 추상화가인 「뤼크·피에르」등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 경향의 대가들이다.
범위를 좁혀 「파리」회화의 경우도 이 전시회가 보여주듯 한때 「구경거리」로 받아 들여졌던 전위 작품들이 이제는 좀 진지한 입장에 부딪치지 않았나 하는 것을 뚜렷하게 나타낸다. 그들 작가 자신들도 구경거리로서의 전위작품엔 이제 흥미를 잃게 됐고 그림을 보는 사람들도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인으로 이번 전시회에 초대된 작가는 회화의 김기린·이자경·진유영씨와 조각에 문신씨 등 현재「프랑스」화단에서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는 화가들이다.
특히 회화작품 『안과 바깥』을 내놓은 김기종씨의 작품 경향은 「한국성」을 뛰어넘어 일반이 볼 때 『이것이 무엇이냐』라는 의문을 가지게 하는 제시적인 것들이 인상적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