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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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학의 심장은 역시 도서관이다, 대학의 교육과 연구활동을 뒷받침해주는 기본적인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도서관기준령에 따르면 기본장서를 한학과당 단행본 5천권, 정기간행물 5종으로 하고있다. 정기간행물의 경우 얼마나 초라한 수준인가를 실감할 수 있다.
대학도서관이 특히 활기에 차있는 나라는 미국을 지적할 수 있다. 명문사립인 「하버드」대학교의 경우 소장도서 수는 무려8백86만권에 달한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모든 대학이 갖고있는 도서의 총계보다도 2백만권이 더 많은 숫자다. 「하버드」의 경우 학생 수는 서울대보다 1천명이 더 많은 l만6천명이다.
미국의 대학도서관은 ALA(미 도서관협회) 최저기준에 따르면 학사과정 단과대학의 경우 5만 권을 갖추게 되어 있다.
우리나라와 그 기준에 있어서는 별 차이가 없는 셈이다. 그러나 이것은 최저기준일 뿐, 미국의 대학들은 『보다 많이, 보다 새로운 것』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파밍턴(「Farm-ington)계획』에서도 엿볼 수 있다. 미국의 대학과 전문도서관들은 상호협력에 의해 연구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세계각국의 새로운 학술출판물 및 정기간행물을 이 계획에 따라 무제한으로 입수하고 있다.
한편 NUC(전국종합목록)와 같은 조직이 있어서 가맹도서관들은 각자 지정된 외국, 또는 지정된 분야에 띠라 모든 신간서 구입을 분담하고있다. 이들은 또 그 목록「카드」를 NUC에 제출, 서로 회람한다. 미국의 약5백개 대학도서관이 여기에 가입, 세계 1백여개국의 도서를 구입하며 특수언어·특수분야에 따라 전문사서들이 참여한다. 요즘은 그 기능이 지역별로 나뉘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학문의 세계에서도 정기간행물이 새로운 미를 공급하는 구실을 한다. 미국의 대학도서관들은 지구구석구석에서 간행되는 정기간행물들을 구입하여 종목별로 목록을 작성, 그 정보를 널리 공급해준다. 대학교육의 제도에 있어서도 미국은 좀 특이하다. 강의는 이른바 「과제도서」에 따라 이루어진다. 따라서 과제도서를 읽지 않으면 강의에 참여 할 수도, 학점을 취득할 수도 없다. 최근엔 그 과제도서가 「자유독사」로까지 확대되어 학생들의 독서범위는 무제한으로 넓혀지고 있다.
이런 도서관의 운영과 발전은 대학평의회(BOT)의 후원에 힘입고 있다. 학자·민간인· 동문 등이 참여한 이 기구는 수시로 특별연구계획을 세워 재정적인 원조를 보장해 준다.
우리나라의 대학도서관은 아직도 그 기초적인 기능면에서부터 많은 숙제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그것은 분야별·언론별·시효별 또는 정기간행물별 장서의 조화를 이루는 일이다. 대학은 많아도 대학도서관의 수준은 1학년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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