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난 속의 인재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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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취직의 좁은 문」속에서 인재난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내년도 대학졸업자를 중심으로한 신입사원채용「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되었는데 취직 희망자는 구름같이 모여드나 기업 측에서 탐내는 사람은 해마다 줄어드는 형편이다.
과거엔 큰 기업「그룹」이나 은행가에선 앉아서 직원을 뽑았으나 최근들어선 우수한 사람을 유치하기 위하여 일류대학 등에 「스카우트」요원을 보내 회사PR책자를 뿌리고있는 실정이며 특히 졸업인원이 적은 공과계통은 졸업하기 전에 예약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그러나 취직희망자축에선 취직은 여전히 좁은 문이어서 17일 실시된 삼성 「그룹」시험엔 3천5백명(채용예정인원 약3백명) 대우「그룹」시험엔 서류전형합격자만 1천3백명(채용인원3백50명)현대건설시험엔 2천2백명(채용인원3백명)이 몰려들었다. 이렇게 많이 모어든 응시인원에도 불구하고 기업측에선 조건에 알맞은 탐나는 사람이 적다고 불만스러운 표정들이다.
특히 최근들어 대기업들이 중화학공업에 진출함에 따라 공과대학출신의 확보에 곤란을 겪고있는데 서울대공대 같은 경우 벌써 3학년만 되면 「스카우트」경쟁이 벌어지며 장학금·해외유학·입영전 봉급지급 등으로 인원을 확보하고있다. 또 대부분의 기업에선 우수한 사람의 확보를 위해 일류대학에서 추천만 하면 무시험으로 받아주고 있다.
또 하나 취직전선에서 두드러진 현상은 종래 몇몇 대기업에 몰리던 편중현상이 없어진 것인데 급여수준이 비슷이 됨에 따라 수험생들도 기틀이 꽉 잡힌 대기업보다 승진의 기회가 많은 유망기업으로 가는 경향이 있으며 또 일단 입사하더라도 마음이 안 맞으면 다시 옮기는 사례가 많다. 최근엔 일류기업의 채용사원 중 약10%정도가 중도에서 이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년전만 해도 가장 인기를 끌었던 금융기관은 이젠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 직종이 되어 각 금융기관에선 필요인원을 채우기에 애를 먹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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