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먼」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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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노벨」상을 팝니다. 1만5천「달러」이상으로-.』지난2월 미국의 「로스앤젤레스·타임스」지에 이런 광고가 나왔다.
사실인즉, 지난 56년에 영국의 「시릴·힌셸우스」경이 받았던 「노벨」화학상을 판다는 것이었다. 「노벨」상의 금「메달」은 직경 약5m로 앞면에는 수상자의 이름이 적히고, 뒷면에는 「노벨」상의 창설자 「알프레드·노벨」의 초상이 새겨져있다.
이 「메달」은 금값만으로 친다면 1백만원(2천「달러」)꼴 밖에 안된다. 다만 「노벨」상이라는 특별가치가 「알파」로 붙어있다고 보고 8배로 불려서 팔려했던 모양이다.
어쨌든 「노벨」상의 명예는 근래에 이르러 많이 떨어졌다. 선고에 정치적 배려가 짙어진 때문이다. 또 하나는 노골적인 사전공작의 풍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번에 일본의 좌등수상이 평화상을 탄 것도 그런 사전공작이 성공한 때문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닉슨」도 평화상을 타려고 맹렬히 운동한 적이 있다는 설이 있다.
그래서 이제는 그 「사전공작」이 상례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수상 「캠페인」을 비판하는 것은 어리석다. 어느 후보자나 다 조직적 운동을 벌이는게 보통이다.』이렇게 「오슬로」의 「노벨」연구소장도 시인하고 있다.
그래도 「노벨」상의 권위는 대단하다. 세계적인 명사들이 덤비는 것도 「노벨」상을 최고의 명예라고 보기 때문이다.
76년도 「노벨」경제학상은 미국의 「밀턴·프리드먼」교수에게 돌아갔다. 당연히 받을 차례가 됐다는 느낌이다.
언젠가 그는 「타임」지에 이렇게 썼다. 『어느 모로는 우리는 누구나가 「케인즈」학파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 이제 아무도 「케인즈」파가 아니다.』
「프리드먼」은 「인플레·캡」정체 등의 해결은 모두 화폐공급의 조절을 통해서만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닉슨」행정부도 「인플레」정책에 「프리드먼」학설을 빌어 썼었다. 현재 그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경제학자중의 한사람이다. 한번에 5천「달러」나 되는 그의 강연료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편에 든다.
그는 또 자기 얘기를 듣겠다면 어디에나 서슴지 않고 간다. 최근에는 「칠레」정권의 「인플레」정책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독재정권을 돕는다하여 「시카고」대학생들로부터 배척운동을 받은 적이 있다.
「칠레」의 「인플레」는 「프리드먼」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풀리지 않고 있다.
결국 이론과 실제와는 크게 다른 때문일까. 「프리드먼」의 이론은 지난 몇해동안 미국이 불황을 이겨내는데에도 별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의 수상으로 「노벨」상의 「인플레」만은 크게 막아진 게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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