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제압은 왼손으로 충분"|한국에 상륙한「공포의 KO왕」자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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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멕시코」가 낳은「공포의 KO왕」「알폰소·자모라」(25전25KO승)는 세계「챔피언」 다운 여유를 보였다.
6일 어머니·아버지·동생 및「스파링·파트너」등 일행 8명과 함께 한국에 상륙한 WBA(세계권투협회)「밴텀」급 선수권자인「자모라」는『홍수환은 자기가 싸운 선수 중 가장 훌륭한「복서」다』라고 전제하면서도『나의 오른손은 권총을 쏘는 것이며 권투는 왼손으로 한다』고 멋진 몸짓을 해 보였다.
권투선수답지 않게 여자처럼 예쁘게 생긴 작은 몸집의「자모라」는『나는 6년 전부터 권투를 해 왔다. 25전25K0승이란 전적은 나의 왼쪽 주먹에 의한 것이다』라고 밝게 웃으며 어린애처럼 천진스럽게 얘기하기도 했다.「자모라」는 얼굴이 예쁘게 생겼지만 두 주먹은 세계의 KO왕답게 험악할 정도로 단단하게 생겼고 특히 왼쪽 주먹은 보기에도 무서웠다.
그런데다 상체근육은 놀라울 만큼 발달되었는데 항상 『권투 외에는 근육을 발달시켜 왔다』고 뽐내며『그것은 야생소년으로 숲 속에서 헤매는 단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홍수환에 대해『손이 빠른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오래 경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 초반 K0승을 예언하기도 했다.
또「자모라」는『홍은 75년 3월14일「로스앤젤레스」에서 자기와 싸웠을 때보다 달라졌다는 것을 안다. 그것은 홍이 계속 좋은 경기를 해 왔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자모라」는 홍수환으로부터 선수권을 뺏은 후 태국의「타놈지트·수코타이」,「필리핀」의「소크라테스·바도토」,「파나마」의「페도로사」및「이유에카」등을 모두 4회 안에 KO로 제압, 4번이나 선수권을 방어했다.
당초 16일 인천 선인체육관에서 열린 예정이던 이번 선수권 전은 23일로 연기될 것으로 보이는데 동양방송이 중계료로 8만「달러」를 지불, TBC-TV와「라디오」에서 독점 중계한다. <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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