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 무력충돌 피할 수 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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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그리스」와「터키」가 접한「에게」해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빚어지고 있는「그리스」와 「터키」간의 정치적 분쟁은 우유를 몹시 필요로 하고있는 양국의 경제적 현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양국 관리들은 그 역사적인「포도주 빛 바다」아래에는 풍부한 석유가 묻혀있어 심각한 석유수입적자를 해결해 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있다.
양국은 현재 석유수인으로 말미암아 외대가 고갈될 형편에 놓여있는 것이다.
「터키」정부가 최근「에게」해를 탐사하기 위해 석유 탐사선인 「시스믹」1호를 파견하자 「그리스」도 즉각 탐사선「노틸러스」호를 보내 그에 응수했다.
양국은 다같이 상대방이 그들의 탐사선에 간섭할 경우 군사적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위협을 암시해왔다.
양측이 군대를 동원하여 그와 같은 암시를 행동으로 표현함에 따라 다같이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회원국인 이 두 나라 사이에는 74년「키프로스」문제를 둘러싸고 분쟁을 일으킨 데 이어 또 한번 일촉즉발의 위기에 휘말리고 있다.
「그리스」관리들은 분쟁지역 바깥쪽인 「타소스」도 근해에서 73년 말에 발견된 비교적 소규모의 유전은 「루마니아」에서 남측으로 북부「아프리카」와 중동으로 이어져 있는 유전맥이「에게」해에까지 뻗쳐있어 풍부한 석유가 매장되어 있을 것이라는 오래 전부터의 생각을 확인해주는 것일는지도 모른다고 말하고있다.
「터키」지질학자들은 「터키」가 산유국들인 「이라크」와 「이란」으로 둘러싸여 있고 부근의 소련과 「루마니아」도 주요산유국들이라고 지적하면서「터키」는 아직까지 본격적인 석유탐사를 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작년에「그리스」는 석유와 석유화학 제품수입에 7억8천만「달러」를 지출했는데 이는「그리스」의 수출·관광·해운 및 그 밖의 수입원에서 벌어들인 10억「달러」의 근5분의4를 차지하는 것이다.
「터키」는 소량의 석유(금년에 2백90만t 생산예상)를 생산하고있으나 그 생산력은 계속 줄고있어「그리스」보다 더욱 심각한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다.
「터키」는 작년에 33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보았는데 그 가운데 석유수입이 차지한 몫은 8억1천만「달러」였다.
「터키」관리들은 경제적인 측면을 떠나서「에게」해의 석유 문제도 주로 정치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약3천 개의 섬을 포용하고 있는「그리스」는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고있는 관례대로 그들 도서주변해역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터키」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터키」는「그리스」주변해역에 대한「그리스」의 주권을 인정해줄 경우 그것은사실상 「터키」고립을 의미하기 때문에 특별한 협약이 필요하다고 고집하고 있다.
군사적으로 열세에 놓인「그리스」는 군사적 대립을 가능한 한 피하기 위해 이 문제를「유엔」안보리 및 국제사법 재판소에 제소했기 때문에 일단은 군사대립의 위험을 모면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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