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칭찬받던 「 또순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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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실종된 권경자씨 (32) 집에서는 남편 김정길씨(33)와 아들 동운군 (3) 이 권씨가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권씨의 시어머니 한봉석씨 (54) 는 동운군이 「텔리비젼· 뉴스」 시간마다 나오는 엄마얼굴을 보고 『엄마저기있다』 고 가리킬 때 마다 눈물이 쏟아진다며 『어린애를 봐서라도 덜려달라』 고 범인들에게 호소했다.
평소 동네어른들로부터 칭찬만 받던 또순이 권씨가 실종되자 권씨의 집에는 이웃사람 10여명이 찾아와 남편 김씨를 위로하며「라디오·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권씨는 충북중원군소태면야동리에서 자라 16세때 여중3년을 중퇴하고 오빠 권길부씨 (35) 를 따라 상경, 2O세부터 운전을 시작해 운전경력 10년의 「베테랑」 운전사.
권씨는 72년5월 김씨와 중매 결혼후 남편 김씨에게 운전을 가르쳐 부부운전사로 맞벌이, 작년4윌 현재의 「브리사·택시」를 2백3O만원에 구입했다.
월8천원의 사글세 단칸방에서 「내집 마련」의 꿈을 위해 1백만원짜리 적금과 50만원 짜리 계 2개를 든 권씨가 꿈의· 실현을 앞에 두고 실종되자 언니 권경임씨(38)는『그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하늘도 무심하다』 며 통곡했다.
남편 김씨는 부인 권씨가 1백55㎝의 키에 체중38㎏의 연약한 몸에다 성격이 유순하고 말이없어 범인들에게 반항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불상사가 생기면 반항하지말고 몽땅 털어주라고 평소 말해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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