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사실상 비상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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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홍콩·북경·대만=외신종합】새로운 지진경고와 외국인의 대규모철수 등으로 공포와 긴장이 넘치고 있는 북경시는 3일 사실상 비상사태하에 들어갔다.
북경외교 소식통들은 이 연락사무소의 마지막 철수진이 이날 북경을 떠난 것을 비롯, 대부분의 서방대사관및 소련·동구권대사관직원과 가족들이 대거 본국으로 철수했으며 「필리핀」대사관은 비상시에 대비한 전면철수 대기상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번 대지진에서는 북경주재 외국공관원및 그 가족이 1백20명이나 사망했으며 그들 시체가 이미 발견됐다고 북경의 연합보가 3일보도 했다.
연합보는 배경에는 외교관으로는 영국대사관직원 18명을 비롯, 소수만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수십만명의 중공인들이 집과 건물에 들어가지 못한 채 7일째 노숙하고있으며 이들의 천막촌에서는 경찰·인민해방군·공안군들이 삼엄한 경비를 펴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았다.
당국은 여진및 새로운 지진위험을 우려, 인민들이 각자의 집이나 「아파트」로 돌아가는 것을 금지하고있다.
일본기상청은 3일 중공의 당산시를 폐허로 만든 지난 28일의 대지진은 1923년 일본 최악의 관동대지진보다 더 큰 규모의 지진이었다고 그동안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지진으로 중요공업도시인 천진시에도 많은 재산및 인명피해가 있었다고 3일 신화사통신이 보도했다.
인명피해에 관해서 상세히 보도하지는 않았으나 지진으로 인해 공장들이 파괴되고 건물벽들이 갈라졌으며 전력공급이 두절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동력공급중단으로 한 대유전이 생산을 임시 중단했다고 이 통신은 밝혔다.
한편 강진의 여파로 원유생산에 지장을 가져왔던 중공최대의 대경유전이 이틀만인 30일 정상을 회복, 지진전과 같은 수준의 원유생산에 도달했다고 중공관영 신화통신이 4일 천진발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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