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이인 수두룩...화제도 주렁주렁|충북 청원군 진도면 오씨 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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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충북 청원군 뢰부면은 한마을에 한자도 발음도 같은 동명이인이 많아 언제나 희비의 화제를 낳고있는 듯.
면내 전체가구수가 1천5백1가구. 이 가운데 45%(6백80가구)가 23대를 내려오며 똘똘 뭉쳐 살고있는 「보성오씨」.
최근 지도면이 이 고장에서 가강 흔한 「오한균」「오경세」「오광진」등 10개의 이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개 이름의 한자까지 꼭 같은 동명이인이 어른만해도 1백38명. 이 중 남녀가 같은 이름은 25명이나 되었다. 가장 숫자가 많은 동명이인의 이름은「오한균」으로 어른과 아이를 합쳐 모두 20명.
이렇 듯 같은 이름이 많고 보면 경조의 전보가 뒤바뀌어 가고 엉뚱한 고지서가 배달되거나 예비군·민방위훈련의 참석자가 바뀌는 등 웃지못할「난센스」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장 곹탕을 먹는 것은 집배원들로 몇 번씩 배달이 잘못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아예 봉투에 「면장 한균」「예비군 한균」「다리집 한균」등으로 표기한다는 것.
지도면내 지도·옥포 2개 국민학교의 경우 지도는 전체 학생수 7백65명 중 4백12명이 오씨이며 옥포는 6백8명 중 꼭 절반인 3백4명이 오씨.
더우기 동명이인이 많아 신학기면 같은 이름을 갈라놓느라 교사들이 또 한번 진땀을 뺀다는 것.
뇌도국교의 경우 오정희가 6명이며 3년3반에는 오은숙이 2명이다. 담임 이석호교사 (51) 는 출석 때면 꼭 「31번 오은숙」「40번 오은숙」식으로 부른다는 것.
또 지도면은 면장·지서장· 농협조합장 우체국장· 의용소방대장· 농개조합장등 기관장과 이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보성오씨로 그야말로 오씨 못자리만. 우체국직원· 7명 중 6명이 오씨이고 농협단위조합과 면사무소직원 반 이상이 역시 오씨다.
뇌도면내에 현재 있는 오씨종중의 항렬은 석·제·호·영·희(세)·균·진·영·근·열 둥 10대.
6년째 면장을 하고있다는 오한균씨 (51)는 『모두가 집안이고 친척이어서 불화 없기로 이름 난곳』이라고 자랑했다.
고목리3구 이장 오대연씨(35)는 이장이라기보다 동네 대부로 불린다. 50가구 중 46가구가 오씨로 이장 3년6개월 동안 한마디 불펑없이 지붕개량·담장치기 등 마을공동사업을 1백% 완성했다는 것이다.
오한균씨는 종중의 항렬이 엄격한 이곳에서는 행정지도 보다 대부의 지시와 명령이 더 철저하다고 말했다. <청주=김경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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