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파 지명에 공화당선 안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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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몬데일」이 「카터」의 「러닝·메이트」가 되는 것을 보고 「포드」와 「리건」진영은 반색을 했다. 아직도 집안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공화당은 상원에서도 가장 진보적으로 대하는 「몬데일」이 부통령후보라면 「카터」, 「몬데일」을 진보파「티킷」이라고 비판하는 데로 공격의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 「리건」은 「몬데일」의 선정을 보고 재빨리『「카터」의 좌경화』를 환영했고 「포드」참모들은 『「몬데일」은 진짜 진보파니까 우리는 구체적인 공격대상을 만났다』고 환성이다. 「카터」가 각오한 일이기는 하겠지만 「카터」가 「몬데일」과 짝이 됨으로써 11월 선거에서는 열띤 이념논쟁이 예상된다.
전당대회의 「클라이맥스」는 「카터」의 지명수락연설. 연설은 「카터」의 착 가라앉은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미국사람전부에게 점수를 따는 방향으로 꾸며졌다.
그 연설을 기초한 사람은 백악관의 「섹스·스캔들」을 소재로 하는 『대통령의 정부』 라는 소설을 쓴 언론인이자 소설가인「패트릭중·앤더슨」.
지난 5월 기초가 시작되어 막판에 가서는 지난날의 「케네디」사람인「디어도·소렌슨」과 「애덤·윌린스키」의 자문까지 받았다. 13일「카터」는 4번째 초안을 가지고 막료들 앞에서 예행연습을 했다.
「카터」는 남부의 이름 없는 땅콩 농사꾼에서 이제 민주당의 정상까지 올랐다.
「카터」의 입신이 얼마나 극적인가를 설명하는 방법의 하나로 CBS는 지난14일 밤 73년「조지아」주지사 시절의 「카터」가 TV의 스무고개「프로」에 나왔을 때의 「필름」을 보여 주었다.
「카터」는 스무고개박사들에게 자신을 『「미스터」X』라고 소개했고, 사회자는 이「 「미스터」X』가 「서비스」업에 종사한다고만 소개했다.
박사들은 「카터」에게 「디자이너」이거나 수녀를 선발하는 사람인가 등등 얼토당토않은 질문을 던졌다.
그들은 다섯 고개를 남기고 비로소 주 관리라는 것을 알아냈고 사회자의 도움으로 세 고개를 남기고 비로소 그가 「조지아」주지사라는 것을 알아 맞추었다.
CBS방송은 그 당시 민주당원 중에서 「카터」를 알고 있던 사람은 불과 3%에 불과했다고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카터」가 민주당의 지도권을 장악한 것은 새로운 세대의 출현을 의미한다.
전당대회 폐막직전「험프리」「월리스」「잭슨」「리처드·데일리」같은 정치「보스」들이 단상에 호명되어 더러는 어색한 웃음으로 「카터」에게 축하의 악수를 하는 장면은 민주당의 세대교체의 극적인 표현이었다. 「몬데일」은 「험프리」의 지원을 받아 부통령후보가 되어 「험프리」가 걸은 길을 그대로 걷는다는 사실도 「험프리」세대가 「카터」·「몬데일」세대에게 「리더쉽」의 「바통」을 넘겨준 것을 말한다.
「카터」의 승리는 동시에 새로운 남부의 등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카터」는 남북전쟁이래 최남부에서 대통령 후보가 된 첫 번째 정치인이다. 「험프리」는 남부의 「카터」와 북부의 「몬데일」이 한 조를 이룬 것은 남북의 최종 통합이라고 말했다. 어떤 대표는 『이제야 남북전쟁이 막을 내린다』는 팻말을 들고 다녔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영화가 증인하듯이 「조지아」는 남북전쟁 때 전화가 극심했다.
그 「조지아」의 이름 없는 정치인을 「북부」의 양키들이 대통령후보로 받아들이고 남부가 「몬데일」같은 진보주의자를 「러닝·메이트」로 용납한 것은 남북의 변모를 반영한다. <워싱턴=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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