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영농기술의 개선(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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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올해부터는 논과 경사15%(7도)이하의 밭에는 과수 등 다년생식물을 재배하지 못하게 됐다.
새로 과수원을 조성하려면 반드시 경사가 가파르지 않은 야산을 골라야하며 따라서 재배요령도 그 동안의 평지 재배 때와는 달라야한다.
정부가 권장하고 있는 경사도별 산지 이용구분을 보면 ①경사 15도 이하의 비교적 평탄한 지역은 밭작물 ②15도 이상 24도 이하의 경사도가 완만한 곳은 과수나 뽕나무를 ③24도 이상의 가파른 곳은 밤나무·호도나무와 같은 유실수나 목초 등을 가꾸도록 하고 있다.
과수원이 산으로 올라가는데는 물론 평지보다 불리하겠지만 잇점은 많다.
평지보다 10∼2도의 경사진 곳은 햇볕을 잘 받고 통풍이 잘되어 병충해의 발생률이 적다.
경사가 심하기 때문에 물이 괴지 않고 잘 빠지며 땅 값이 헐해 대단위 면적을 쉽게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산지에 과수원을 조성할 때는 먼저 표고·경사방향·토질 등기본적 여건이 잘 갖추어진 곳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우선 과수재배 산지는 표고6백m를 넘지 않는 곳이 좋다.
우리 나라와 같은 온대 지방에서는 해발1천3백m까지 사과재배가 가능하나 표고가 높으면 품질과 수량이 떨어져 경제성이 박하다.
산의 경사도가 정남과 정북은 피하는 것이 유리하다.
남향은 햇볕의 일조량이 많아 과실의 생장이 촉진되는 잇점이 있는 반면 늦서리의 피해를 받기 쉽고 여름철에는 건조하기 쉬운 단점이 있다.
북향은 일조량이 적어 땅 온도가 낮고 수분증발량이 적어 토양습도는 오히려 높으나 과실의 색이 좋지 않다.
산의 토질은 모래 질이나 자갈이 섞인 곳이 재배에 좋으며 표토는 깊으면 깊을수록 유리하나 대체로 70∼1백㎝면 적당하다.
그러나 이러한 유리한 여건이 갖추어진 산지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산지의 일반적인 흠은 표토가 얕고 토질이 척박하여 건조하기 쉽고 토양유실의 염려가 있는 데다 작업하기가 불편하여 기계화 영농이 어렵다.
따라서 산지과수원을 조성할 때는 이 같은 단점을 철저히 보완해야 비로소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용인자연농원과수단지 약4만평은 이 같은 어려움을 모두 극복한 산지과수원의 첫 성공작이 되고 있다.
표토가 얕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구덩이를 유실수 식재와 같은 크기로 깊게 즉90㎝×60㎝꼴로 파서 묘목을 심었고 토양유실을 막기 위해 등고선을 따라 배수로를 설치하고 있다.
척박한 토질을 비옥하게 하기 위해 퇴비 등 유기물을 충분히 주어서 보수력을 좋게 해 주고 있는데 시비량은 그루 당 퇴비(11월)8㎏, 웃거름은 복합비료를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단보 당1백50g씩 뿌려주고 있다.
산지는 석회 붕소 등 미량요소가 부족, 생리적 장해를 받기 쉬우므로 2년마다 1회씩 붕소를 단보 당 2㎏씩 주고있다.
낙과를 방지하고 낙엽도 보호하기 위해 산꼭대기에는 적송으로 방풍림을 조성했고 토양유실과 건조현상을 막기 위해 두 곳에 웅덩이를 파 물을 괴게 하고 있다.
이밖에도 산지과수원의 작업 불편을 덜기 위해 산밑에서 표고 2백m의 산꼭대기까지 폭2∼3m의 Z자모양의 농로를 개설, 경운기, 분무기 등의 이용이 가능토록 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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