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인가 … 정몽준 ○, 김황식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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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사회자(홍성걸 국민대 교수)=“‘나는 친박이다’에 ○, X로 답해주세요.”

 ▶정몽준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

 ▶김황식 전 총리=△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들의 첫 TV 토론에서 나온 장면이다. 정 의원과 이 최고위원은 질문을 받고 망설임 없이 ○ 표시가 된 팻말을 들었다.

 하지만 김 전 총리는 ○나 X 부분이 나타나지 않게 팻말을 돌렸다. 경선 초기, 김 전 총리를 향한 ‘친박 지원설’로 논란이 인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두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여러 활약을 했으니 명백히 말씀하실 수 있지만 저는 박근혜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이 없고 정치적으로 친박이라고 할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정 의원은 “박 대통령과 초등학교 동기동창이고 지난 대선 때 선대위원장을 열심히 했다”며 “여야가 갈라져 있지만 가능한 한 많은 국민이 대통령을 좋아하는 분위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 의원은 장충초등학교 동창이지만 학창시절 서로 알고 지내진 않았다고 한다.

 박심(朴心) 논란을 놓고 정 의원과 이 최고위원이 문답을 주고받으며 김 전 총리를 공격하기도 했다. 정 의원이 “(이 최고위원은) 박심을 거론하는 게 선거 승리에 방해가 된다고 말했는데 무슨 뜻인가”라고 묻자, 이 최고위원은 “박심이 누구에게 있다, 없다, 한동안 어떤 후보 측에서 많이 이용했는데 이 자체가 박 대통령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토론회 전반은 비교적 분위기가 차분했으나 후보별로 질문 권한을 주는 ‘주도권 토론’이 벌어지자 서로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정 의원은 임명직만 지낸 김 전 총리를 향해 “선거가 처음이지 않나. 힘들지 않은가”라고 물어 그가 ‘아마추어’임을 부각하려 했다. 김 전 총리는 “처음이다. 힘들다”면서 솔직한 답변으로 받아넘겼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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