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패의 갈림은 이제부터|예년과 달라진 입시 경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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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학 입시 준비생들은 이제 중반기를 넘기고 있다. 이 무렵은 계절로 보나 공부의 진도로 보아 자칫하면 마음이 해이해지기 쉽다. 입시 공부도 「마라톤」과 비슷해 체력이나 정신력의 안배가 필요하며 오히려 성패의 갈림길은 지금부터인지도 모른다. 건강에서 노력에 이르기까지 중간 점검을 철저히 해보아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느 면에서든 뒤떨어져 있다고 낙심하기에는 아직 너무 성급하다. 지금부터라도 심기일전해 새로운 각오를 하면 오히려 입시의 길은 평탄할 수도 있다. 한편 77년의 경우 입시 정책이나 대학별 요강에 있어서 새로운 변화들이 엿보인다. 입시 전략상 이들에 대한 정확한 예비 지식도 빠짐없이 갖추어 두어야 한다. 입시 준비의 종합 진단을 위해 여기 특집을 엮어 본다.
내년도 대학 입시의 양상이 올해보다 크게 달라진다. 이는 문교부의 새로운 입시 정책과 대학측의 대입 예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려는 조치에 따른 것이다.
문교부는 새로운 입시 정책으로 77년도부터 고교 생활 기록부를 대학 입시 전형 자료로 활용토록 각 대학에 시달한바 있고 동일계 대학을 진학하는 실업계 고교생에 대한 특혜 범위의 확대 문제를 곧 매듭짓는다.
또 재수생이 해마다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년도 입시에서부터 재수자에 대한 차등 대우 실시 문제 등도 아울러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측은 이에 따라 대부분 내년도 입시 요강 중 우선 필답 시험 과목과 예시 성적 반영 등만을 결정짓고, 고교 생활 기록부의 구체적인 적용 비중 등은 현재 검토 중에 있으며, 실업계 고교생에 대한 특혜 범위 등은 문교부의 방침 결정을 관망하는 상태에 있다.
이와 함께 각 대학의 대입 예시에 대한 신뢰도가 한층 높아져 내년도 입시의 예시 성적 반영율이 크게 높아졌고 필답 시험 과목만 하더라도 예년과는 상당히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전국 98개 대학 중 주요 대학들이 14일까지 밝힌 내년도 입시의 특징을 보면 대부분 ①대입 예시 성적의 본시험 반영을 크게 늘린 반면 ②필답 시험 과목을 축소, 제2외국어 등 선택 과목을 폐지하고 있다.
이날 현재 내년도 입시 과목과 예시 반영율 등을 확정한 주요 대학은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서강대·경희대·동국대·단국대·홍익대·건국대·부산대와 숙명대·수도여사대 등이며, 서울대는 「입시 제도 개혁」 시안을 마련, 거의 확정 단계에 있다.
이밖에 중앙대·한양대·이화여대 등과 경북대·전북대·전남대·충남대 등 지방 국립 종합대도 내년도 입시 요강을 이달말이나 7월초엔 확정지을 계획이다.
내년도 임시의 예시 반영율을 대학별로 보면 연세대·건국대가 취득 점수의 20%, 숙대30%(예·체능계 40%) ,고려대·수도여사대가 50%로 금년과 같으나 성균관대·동국대·경희대·단국대·부산대 등은 50%로 금년보다 20%, 홍익대도 50%로 금년보다 30%, 서강대는 60%로 올해보다 무려 40%를 늘렸다.
또 서울대는 40%로 올해보다 10%를 늘릴 계획이며 나머지 국립 종합 대학들도 10%정도 늘릴 것으로 보인다.
필답 시험 과목은 대부분의 대학이 국어·영어·수학과 사회 또는 과학 등3∼4개 필수과목으로 예년에 비해1, 2 과목을 줄였다. 이를 대학별로 보면 서강대가 국어·영어·수학 등 3개 과목만 출제, 선택 과목을 없앴고, 부산대와 홍익대 등이 금년까지 실시해 온 제 2외국어 등 선택 과목을 폐지, 필수 4과목만 치르기로 했다.
경희대도 1과목을 줄여 인문·사회계는 국어 영어를 필수, 수학·사회 중에서 택일토록 하고 자연·의약계는 국어·영어·수학 등 3과목, 예·체능계는 국어·영어와 실기만으로 했다.
또 서울대는 입시 제도 개혁 시안에 따라 필답 시험 과목을 4과목으로 금년보다 2과목을 축소, 제2외국어와 선택 과목을 없앨 방침으로 있다. 서울대의 이 같은 입시 개혁 방안이 확정되면 다른 지방 국립대학들도 내년 입시에서 입시 과목을 대폭 줄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동국대 등 이미2, 3년 전부터 시험과목을 크게 줄인 대학들은 내년에도 금년과 거의 같다. 다만 성균관대의 경우 일부 학과에 한해 과목을 바꿔 가정 관리학과는 사회 대신 과학을, 의상학과는 사회 대신 가정을 치르도록 한 것이 달라진 점이다.
대학 예시 반영 확대와 필답 시험 과목 축소 현상은 예시에 대한 대학 측의 신뢰도가 높아진데다 많은 수험생들을 유인하려는 대학 당국의 정책적 배려에서 비롯된 것. 게다가 서울대가 최근 발표한 입시 개혁 방안은 많은 대학에 더욱 큰 자극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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