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공 신익히선생 가신지 20년|김주영<신민당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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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고 해공 신익희선생! 선생께서 전국민에게 엄청난 슐픔을 안겨주시고 세상을 떠나신지 어언 2O년이라는 긴 세월이 홀렀읍니다.
선생을 잃고 통곡하던 그날이 어제같이 느껴지는데 오늘이 벌써 20주기일이니 선생의 영에 모인 저희들은 오늘을 당하여 천도의 무심함과 민족의 불행함이 다시 한번 뼈에 사무치고 이나라 민주주의의 비운을 다시금 실감하게 됩니다.
자유당정권의 독재정치와 폭력정치 그리고 부정부패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적인 정권교탄의 전통을 이땅에 심겠다는 국민적 열망이 무른익을때로 무르익어 마침내 1956년5월4일저유명한 한강백사장3O만인파의 기록을 세워 새로운 민주역사의 새벽을 알리셨읍니다.
그러나 바로 그날밤, 호남선유세열거를 타셨던 선생깨서 이튿날 새벽 호남선거중에서 뇌출혈로 졸도하셔서 숨을 거두셨으니 그때 국민이 받은 충격은 청천벽력보다 더했고 슐픔은 강산을 눈물로 덮었던 것입니다.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구호가 전국방방곡곡에 메아리지고 『썩은 정치 바로잡자』는 갈망이 국민의 가슴마다에 못박혀 국민의 손으로, 국민의 힘으로 정권을 교체할수 있는 역사적계기가 눈앞에 다가왔던 것인데 야당의대통령후보이시던 선생께서 하루아침에 서거하시니 국민의 부푼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고 갈아보겠다는 의지는 한숨으로 변했던 것입니다.
일제식민지시대에는 조국광복을 위하여 만리리국에서 수십년을 투쟁하셨고, 조국광복후에는 건국의 초석이 되셨고, 이승만독재치하에서는 반독재 민주투쟁에 신명을 바치셨던 해공선생이시여!
선생께서 생존하셨을 때 남달리 총애하시고 가르침을 주셨던 부초 김영삼은 지금 선열들의 피땀어린 유산인 신민당의 총재로서 무한한 죄뢰감과 뼈아픈 한을 안고 선생의 영전에 머리숙이고 섰읍니다.
선생께서 가신뒤 4년이되던해 저희들은 유석조병왕박사룰 대통령후보로 지명하여 선생의 유업인 정권교체를 성취하려하였으나 유우선생마저 선생의 경우와 같이 선거직전에 서거하셨기 때문에 민족적숙원은 또 한차례 실패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해공선생이시여! 심려룰 거두소서. 저희들은 선배들의 애국애족의 혈누로써 이루어진 정통야당을 지키고 발전시켜 선생께서 그렇듯 소망하시던 민주조국을 건설하여 세계속에서 떳떳하게 살 수있는 새로운 민주역사를 창조하기위하여 온국민과 힘을 합쳐 투쟁할 것입니다.
저희들은 어떤 고난이 닥치더라도, 어떤 탄압이 가중되더라도, 길이 멀고 험난하더라도 강철같은 단결과 부퇴전의 용기로써 노마진하겠읍니다.
역사는 반드시 저희들에게 승리의 영광을 안겨다즐것을 확신합니다. 선생께서는 저희들을 굽어살피시어 용기와 힘과 지혜를 주소서.
부디 모든 시름을 잊으시고 천국에서 영원히 영원히 명복을 누리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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