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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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부활절을 영어로는 「이스터·데이」라고 한다. 「이스터」는 춘분절의 한 축제에서 비롯된 말이다. 춘분은 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절기다.
「크리스천」들이 부활절을 지키게 된 것은 서기 2세기 무렵부터이다. 「로마」교황 「빅토르」1세는 모든 교회에 어느 특정 일요일을 부활절로 지내도록 명령했었다.
하지만 동방지역의 교회들은 교황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이들은 「유대」의 달력으로 「니산」월의 제14일을 부활절로 지키고있었다. 이날은 유월절과 일치하며 요일에는 상관없다. 교황은 이들 교회를 명령위반으로 처벌, 파문까지 해 버렸다.
서방기독교도들의 부활절이 확정된 것은 서기 325년 「니케아」회의. 기독교의 중요교도들이 결정된 이 회의에서 「로마」황제 「콘스탄틴」은 교황의 명령을 따르기로 했다. 따라서 「그레고리안」달력으로 3월21일 춘분이후 최초의 만월이 있는 첫 일요일이 부활절이 되었다.
그러나 「그리스」정교나 「이디오피아」교회 등 동방교회들은 「율리안」월력을 지키며 유월절이후 첫 일요일을 부활절로 지내고 있다. 서방교회와 무려 5주의 차이가 있다.
요즘 「바리칸」발 한 외신은 부활절 날짜가 내년부터는 같은 날로 통일될 것이라고 전한다. 「로마」교황청과 세계교회평의회가 그렇게 합의를 본 것이다.
모든 교회들은 이날이 되면 기쁨과 승리의 노래들을 부른다. 「헨델」의 유명한 「오라토리오」인 『메시아』나 「찰즈·웨슬리」의 『그리스도, 오늘 일어 나섰네』 등은 감동을 주는 성가들이다.
요즘의 시속은 「크리스머스」를 교회의 더 큰 명절로 안다.
그러나 정작 교회 인들이 마음속깊이 감동하는 명절은 부활절이다. 「그리스도」가 죽은 지 40시간만에 무덤의 돌 뚜껑을 열고 살아난 것은 곧 희망과 용기를 갖게 하는 신앙의 증거로 삼는 것이다.
「크리스천」들은 「크리스머스」는 상인들의 명절로 빼앗기고 오히려 부활절을 뜻있는 명절로 여기는 경향이다.
부활절의 풍속도 역시 밝고 즐거운 분위기를 갖는다. 촛불을 밝히는가 하면, 제대는 순백색의 백합으로 장식되기도 한다. 아름답게 채색한 계란을 선물로 나누어주는 것은 그 껍질을 깨고 나오는 생명체를 상징한 것이다.
이 생기발랄한 명절에 우리나라의 교회들은 『이 사회와 겨레를 위해 십자가를 주저 없이 지자』는 「메시지」들을 발표하고 있다. 기쁨과 십자가. 「그리스도」의 일생을 보면 기쁨보다는 고통을 더 생각하게 된다. 인간애·인류애야말로 부활의 참뜻을 새겨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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