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증산사상연구…연구회창립 2주 맞아 기념강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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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내의의 한국학 연구「붐」과 함께 최근근대 한국사상의 하나로 증산(중산)사상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동학혁명 직후인 1902년 강일순(호증산)이 창시, 전라도지방을 중심으로 등장했던 증산교의 현 교세는 아주 미미한 것이지만 그 사상은 당시의 사회적 정치적 상황에 비추어 큰 의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제2집의 논문집까지 출간한 증산사상연구회(회장 배용덕)는 10일 하오 시민회관 별관에서 창립2주년 기념강연회를 갖고 증산사상에 대한 학자들의 분석과 견해를 들었다.
증산사상을 철학적 측면에서 고찰한 최동희 교수(고대·철학)는 『사람을 단순히 사람이기 때문에 존경하라는 인존 사상이야말로 증산의 핵심 사상임』을 강조하면서『증산이 역설한 신명의 원한을 풀어주는 해원공사의 최후 목적도 결국은 인간의 가장 내면적인 심정의 자유를 보장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서의 「신명」이란 인간의 내면적 본성을 가리키는 일종의 상징으로 해석된다는 것.
인간을 떠난 어떤 객관적인 세계를 따로 상정하지 않은 증산은 인간 마음을 결정적으로 바로잡는 작업인 천지공사를 통해 기성의 모든 인간관계룰 완전히 새로 정립함으로써 당시의 비뚤어진 사회구조를 개혁하려 했던 것이다.
증산사상에 나타난 미륵사상을 고찰한 여동찬 교수(외대)는 『증산자신이 여러 곳에서 미륵이라고 말한 것은 나라와 백성의 어려움을 극복한 신라 때의 미륵신앙처럼
증산사상에서 더욱 현실적으로 이해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지공사도 신라미륵신앙과 같이 인간의 현실을 이상세계가 되도록 하려는 노력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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