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식 자동차 점화장치 개발|한국과학원 박송배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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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화학적, 기계적 또는 전기·전자적 방법에 의해 「개설린·엔진」자동차에서의 연료의 효율화로 「에너지」와 공해 문제를 일부나마 해결하려는 연구가 여러 학자에 의해 활발히 진행돼 오고 있는 터에 이번에 용량방전점화(CDI)장치라는 새로운 전자식 자동차점화장치가 최근 국내서 처음으로 개발되었다.
한국과학원 박송배 박사(51·전자공학)에 의해 개발된 이 CDI장치는 담뱃갑 만한 크기의 복잡한 회로로 이루어진 것으로 축전지와 배전기 및 점화「코일」에 연결, 고압전류를 유도시켜 시동을 용이하게 하는 자동차부품의 하나다.
종래의 「트랜지스터」점화방식은 「콘택트·포인트」(차단점)를 이용하여 점화「코일」에 흐르는 전류를 기계적으로 차단시켜 이 순간 「코일」에 발생하는 고전압으로 「스마크」를 일으키기 때문에 「포인트」의 마모와 위치의 변화로 점화가 잘 안되며 고속이나 초저속에서는 점화「코일」의 출력전압이 떨어지므로 시동이 어려운 결점이 있었다.
그러나 CDI장치는 6∼17V의 「배터리」전압을 직류-직류변환기를 사용, 약 4백V정도로 올려서 충전용「컨덴서」에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SCR라는 전자적 「스위치」로 일시에 방전시켜 25㎸정도의 진동전압을 발생시키게 된다.
따라서 이 장치를 자동차에 부착할 경우 고전압을 발생하므로 추운 겨울에도 시동이 잘 걸리며 「포인트」에는 매우 작은 전류밖에 흐르지 않으므로 파손이 적고 보수나 조정(튠업)을 자주 할 필요가 없게된다는 것이다.
박 박사는 이 같은 특징을 가진 CDI장치를 자동차에 부착하여 노상 실험한 결과 섭씨 영하 30도에서 1백도의 온도 범위에서도 제 기능을 발휘했으며 배기「개스」중의 일산화탄소의 양이 속도에 따라 2분의1 내지 7분의1로 감소되었고 또 시속 70㎞에서 6%, 47㎞에서는 8·3%의 연료가 절약되었다고 밝히고 시속 30∼40㎞의 시내 운행에서는 약10%가 절약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박사는 CDI를 이루는 부품 중에서 국내생산이 안되는 SCR만은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현재 H사에서 하고있는 신뢰도 검사와 수명시험이 끝나는 대로 양산할 경우 개당 생산비는 5천∼6천원쯤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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