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품종혁신의 기수들|살구나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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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살구는 지구 구석구석까지 확대, 재배되고 있는 세계적인 경제과수의 하나.
수익성은 사과·배가 50%, 포도 44%, 복숭아 56%인데 비해 살구는 72%로 과수 중 가장 높고 익는 시기가 다른 과실이 생산되지 않는 6월 중순∼7월 중순이므로 시장을 독점, 유리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
과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관상수로서의 살구꽃은 벚꽃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높이 평가받고있다.
우리나라에 살구나무가 재배된 것은 기원전부터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랜 재배역사에도 불구하고 품종개량에 전혀 힘쓰지 않아 형질이 매우 조잡하고 우량종자를 심은 것보다 먹고 버린 종자에서 우연히 발아된 묘목을 심은 것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이 불량품이다. 즉 결실수령이 늦고 과실이 극히 작으며 품질이 외국 것과 비교해 보면 매우 떨어진다.
살구의 우수성이 인정되어 뒤늦게나마 품종개량에 착수한 것은 1965년부터.
농촌진흥청원예시험장 김해지장은 65년부터 70년까지 5년 동안 처음으로 살구의 지방종 수집조사 및 우량품종 선발을 실시했으며 이 기간 중 B-16 등 5개 품종을 우량종으로 선발하기도 했다.
살구품종 개량사업은 시험장을 김해에서 나주로 옮기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김용구 이돈균 박동만씨 등이 중심이 된 살구품종개량연구「팀」은 1차로 연구 3년만에 평화, 조생대실, 산형 3호, 광도대보, 신석대보, 소화, 궁판 「월드·피치」, 「라일랜드」, 「G-15」등 품종을 우수품종으로 선발했다.
이 10품종은 국내 지방종 33품종과 도입종 38품종, 도합 71품종에서 선발한 것.
이들 품종은 초기 결실이 빠르고 과실 보구력이 높고 과실이 클 뿐만 아니라 당도가 높은 우수품종.
즉 과실의 크기는 재래종이 30∼40g인데 비해 60g내외로 거의 2배나 크고 단맛도 재래송인 L-4의 10%에 비해 11∼15%에 이르고있다.
선발품종은 결실수령이 빠르고 품질이 우수하며 단위당 수확량도 많아 수익성이 재래종에 비해 배 이상 높다.
재래종은 단보당 1천1백kg을 생산, 순수익이 11만원밖에 안되지만 개량종은 1천5백kg 생산이 가능한데다 과실이 커 단가도 높기 때문에 순수익은 24만5천원을 기록하고 있다.
살구의 일반적인 흠은 다른 과실에 비해 보구력이 떨어지고 따라서 생과이용기간이 짧은 점이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는 생과보다 통조림·「잼」·「넥타」·건과 등 가공제품으로 널리 이용하고 있고 수입량도 해마다 늘리고 있다.
이들 연구「팀」이 지금 하고있는 연구사업은 우량품종의 계속적인 도입뿐만 아니라 바로 보구력이 약한 단점을 고려, 가공방법·재배상의 문제점 등을 보완하는 작업이다.
현재의 품종개량 진척율을 보아 멀지않아 살구도 외화획득 상품이 될 것이 틀림없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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