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밤나무-품종혁신의 기수들⑦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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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표적 경제수종의 하나인 밤나무는 몇 년 전부터 품종개량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어왔다.
밤나무 품종개량이 활발하게, 그리고 급속히 추진된 이유는 밤나무 혹벌 피해가 극심했고 따라서 내충성 밤나무 개발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는 예부터 밤나무를 널리 재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145년. 고려 인종 25년에 밤나무 재배가 권장됐다는 기록이 있으며 역대 임금마다 특수수종인 밤나무·대추나무·뽕나무 등의 재배를 장려했던 것이다.
우리 나라 밤나무는 예부터 산야에 자생되어 전국적으로 재배 됐었으며 외래종으로는 일본 종과 중국종이 도입, 심어졌었다.
이들 품종은 모두 현재 선발, 재배되고 있는 열매가 큰 개량종은 아니며 단순히 조선율·약밤나무(함종율)·산밤나무 등으로 불리어졌다.
밤나무 품종분류는 1931년과 1937년에 일본의 「우에끼」씨와 「나까이」씨가 처음으로 시도했고 1941년 임업시험장의 일본인「사와다」씨는 전국 밤나무에 대해 우량개체 선발사업을 실시한바 있으나 8·15해방으로 증식단계에 중단했다.
밤나무가 가장 많이 재배됐던 시기는 1941년께다.
당시 약 9천t의 밤이 생산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후 밤나무는 관리소홀 등으로 해마다 줄어들었는데 설상가상으로 1960년께 강원도 원주지방에서 발견된 밤나무 혹벌은 그 피해가 막심하여 재래종 밤나무는 모두 전멸되다시피 했다.
따라서 밤나무 품종개량도 60년부터 본격화한 셈이다.
임업시험장 박승걸·이만달씨 등이 중심이 된 국내 종 품종개량사업은 65년까지 5년 동안의 연구 끝에 일단 성공, 혹벌에 강한 12개종을 선발했다. 밤나무 주산지 20개 소에서 2백75개체의 후보 밤나무를 골라 이중 과실이 크고 혹벌 피해에 강한 12종 즉 산대·광주조율·중흥·왕광·산성·백중·포천B1호·장위·다압B계·경산계·상림·순성 등을 선발하는데 성공했던 것.
68년부터 이들 선발종이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한편으로는 혹벌에 강한 일본 종 「도요다마와세」 「모리와세」 「단자와」「이부끼」「야마도와세」「오도무네」「쓰꾸바」「리헤이구리」 「아리마」 「깅요세」 「다지리깅요세」 「아까류」 「다나베구리」 「가느쓰메」 「이마기다」 「간네」 등 16종이 도입됐다.
그러나 보급 과정에서 품종이 좋지 않은 광주을밤·백중·산성·중흥 등 4선발 종과 「쓰꾸바」「깅요세」「아리마」「단자와」「이부끼」「야마도와세」이외의 일본 종도 자연 도태되어 지금은 국내 선발종 8종과 일본종 8종 등 16종이 널리 식재 되고 있다. 이같은 내충성 밤나무 품종 개량에 이어 72년부터는 추위에 강한 고접 목묘가 개발됐다.
종전의 개량종은 모두 땅위 5㎝부위에서 접목한 저접목묘이기 때문에 추위에 약한 것이 흠이었으나 최근에 개량한 고접목묘는 땅위 30∼50㎝부위에서 접목한 것이기 때문에 한 겨울에도 얼어죽을 우려가 없다.
한편 작년부터 산림청 임목 육종연구소 박승걸·김기동·안창영 연구「팀」은 과실이 크고 단맛도 높은 새 품종개발에 착수했다.
①중국종×중국종 ②중국종×국내 선발종 ③중국종×일본종등 3종, 46개 교배조합을 육성 중에 있다.
이것이 성공되면 중국종과 같이 맛이 좋고 일본종 처럼 과실이 큰 새 품종이 나오게 될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이들 연구「팀」은 현재 일본에서 퍼지고 있는 새로운 혹벌의 국내 전염 방지책도 연구 중에 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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