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에 희망 주자" 한국 체육계 뭉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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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전쟁·질병·가난으로 신음하는 아프리카 남수단에 대한민국이 스포츠를 통해 희망을 심는다. 대한체육회(회장 김정행)는 남수단에 ‘저개발국가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남수단체육회를 비롯한 각 종목별 체육단체 창립 및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가맹, 양국 체육단체 간 교류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대한체육회가 이같이 약속한 것은 이에리사(60) 새누리당 의원과 임흥세(58) 남수단 축구대표팀 총감독 덕분이다.

 남수단 축구대표팀 총감독에 오른 임흥세씨는 스포츠를 통해 남수단을 도우며 선교 활동을 하고 있다. 헌신적인 봉사와 노력으로 남수단 축구대표팀 감독이 됐다. 임 감독의 스토리를 담은 본지 보도(1월 17일자)를 본 이 의원이 힘을 보태 체육계의 실질적 지원을 이끌어냈다. 이 의원은 “과거 선진국의 도움으로 자립의 꿈을 키우던 한국 체육계가 이제 다른 나라에 희망을 심어주게 돼 감격적이다”라고 말했다.

 2011년 7월 독립한 신생국 남수단은 한국 체육계의 도움을 받아 올해 안에 탁구·농구·배구·양궁·배드민턴 등 5개의 협회를 창립할 계획이다. 임 총감독은 “이들 조직은 기존에 운영 중인 축구협회·태권도협회 등과 더불어 남수단 체육 발전의 기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남수단 올림픽위원회 구성에도 도움을 줄 예정이다. 남수단은 아직 올림픽에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체육단체 결성의 노하우만 전수하는 게 아니다. 남수단의 스포츠 자립을 위해 한국 체육계가 십시일반 힘을 모았다. 대한축구협회·대한배구협회 등 여러 체육단체가 기증한 스포츠용품을 실은 컨테이너가 지난 24일 남수단으로 출발했다. ‘희망의 컨테이너’라 이름 붙은 이 컨테이너에는 미래희망기구를 비롯한 여러 NGO 단체들과 기업·병원 등이 제공한 의류와 의약품, 운동화도 담겨 있다.

 임 총감독은 “남수단은 가난하지만 석유 매장량이 엄청나다. 이를 염두에 둔 중국과 일본이 꾸준히 투자액을 늘리고 있지만, 남수단 사람들은 한국인의 정(情)에 더욱 감사하고 ‘형제의 나라’로 여기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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