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南通新 사용설명서] 압구정동엔 (  )가 많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9면

미국 범죄 드라마를 한때 꽤 즐겨봤습니다. 에피소드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전당포더군요. 우범지역의 허름한 건물 한 구석에서 은밀하게 장물을 취급하는 그런 곳 말이죠.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서울, 그것도 압구정동 한복판에서 이상하게 전당포 간판이 자주 보이는 겁니다. 미장원 옆, 수학 학원 위, 명품가방 수리점 아래, 이런 식으로 말이죠. 여기가 무슨 뉴욕 할렘가 뒷골목도 아닌데 설마 장물을 취급할 리는 없고, 그렇다면 대체 이 수많은 전당포엔 누가 무슨 이유로 드나드는 걸까요.

 이번 주 커버스토리 ‘압구정 전당포의 비밀’은 이런 궁금증에서 출발한 기사입니다. 전당포마다 취급하는 품목도, 주로 찾는 고객층도 다 달랐지만 한가지는 똑같았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용’이 아니라 ‘현물’에 기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주인이고 또 고객이라는 것 말입니다. 江南通新 1면 사진에서 이미 보신 것처럼 수십 년의 세월이 그대로 박제된 듯한 전당포 내부를 들여다 보는 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첨단을 달리는 이 시대에 전당포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건 좀 씁쓸했습니다. 한 전당포 주인은 최근 전당포가 부쩍 늘어난 이유로 “단돈 몇십 만원도 빌릴 데가 마땅찮을 만큼 세상이 각박해진 탓”을 들더군요. 너무 우울한가요. 전당포가 급증한 사회적 배경은 이렇게 좀 어둡지만, 기사는 재미 있습니다.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4면 이슈 클릭에서는 두 가지 얘기를 다뤘습니다. 하나는 최근 잇다른 유출 사고로 관심이 높아진 개인정보에 관한 것이고, 또 하나는 지난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초·중·고 학부모 총회 얘기입니다. 학부모라면 학교에 낸 내 개인정보가 제대로 관리 되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여 볼 만 하지 않을까요.

 이번주 화장품 썰전에서는 립스틱을 다뤘습니다. 단순히 어떤 브랜드가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만이 아니라 이번 봄 시즌 히트 컬러도 한번 점쳐봤습니다. 얼마나 맞는지 한번 확인해 보시죠.

 감사합니다.

메트로G팀장=안혜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