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창원 LG가 4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서 부산 KT에 2연승을 달렸다. KT로서는 전창진 감독이 빠진 공백이 뼈아팠다.
LG는 24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PO 2차전에서 김종규(16점·9리바운드·사진)와 데이본 제퍼슨(15점·9리바운드)을 앞세워 KT를 71-61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역대 4강 PO에서 1·2차전을 이긴 팀은 100%(총 16회)의 확률로 챔프전에 진출했다.
이날 KT 벤치에는 감독이 없었다. 전창진 KT 감독은 22일 1차전에서 심판 판정에 거세게 항의하다 퇴장돼 1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프로 사령탑이 포스트시즌에 출전정지를 당한 건 처음이다. 전 감독은 정장 대신 트레이닝복을 입고 라커룸에 나타나 “할 말이 뭐가 있나. 내가 잘못한 건데…”라며 말을 아꼈다.
한국농구연맹 규정상 출전 정지 대상자는 선수 대기실을 제외한 곳에 있을 수 없다. 창원실내체육관 원정 라커룸에는 TV가 없다. LG 구단은 전 감독을 위해 태블릿PC를 빌려주려 했지만 전 감독은 작전 지시 후 구단 버스에서 경기를 봤다.
LG는 1차전 때 KT가 3점슛을 무려 30개나 던진 걸 간파했다. LG는 전반에 KT 외곽포를 봉쇄했고 조성민을 2점, 송영진을 무득점으로 막았다. 외곽 수비에 성공한 LG는 전반을 41-34로 마쳤다.
KT는 악조건 속에서도 투혼을 불살랐다. 아이라 클라크(23점)와 오용준(16점)을 앞세워 4쿼터 2분17초 50-52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더 이상 기세를 살리지 못했고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다. 최대 승부처에서 전 감독의 공백이 더 크게 느껴졌다.
LG는 제퍼슨과 김종규·문태종(11점)이 번갈아 해결사로 나섰다. 경기 막판 호쾌한 앨리웁 덩크와 투핸드 덩크슛을 터트린 김종규는 종료 1분25초 전 67-61에서 점프슛을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3차전은 26일 부산에서 열린다.
창원=박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