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주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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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각자의 생활에 충실>

<저녁엔 가족이 함께 외식 몸과 마음 쉬는데 즐거움>
시인 박태진씨(55)댁은 부인 김혜원여사(49)의 외동딸 서정(14)과 함께 단3식구. 가장인 박시인이 출근(동양화재해상보험근무)하고 나면 서울 세검정의 조촐한 2층 양옥은 조용하기만 하다.
박시인은 동료문학인 가운데서도 부지런하기로 이름난 노익장. 근무처에서 돌아오면 자정이 넘기까지, 아침에는 상오5시부터 책과 원고지에 정신을 쏟는다.
직접 집안살림을 보살피는 김여사는 자신도 틈이 없이 매우 바쁘다고 설명한다. 『몇년전부터는 1주일에 두번씩 파출가정부를 부르고 있습니다. 이런 날이면 나자신의 자유로운 시간을 만끽하지요.』김여사가 좋아하는 일은 옛 가구들을 돌아보는 것과 『멋있는 책, 멋있는 영화』를 보는 일. 그래서 시간이 있는 날이면 혼자서 관훈동·신촌의 골동품점을 순례한다.
『결국 우리집 세 식구는 제각기 자신의 생활에만 열중하는 셈입니다. 딸아이도 이젠 그만큼 컸으니까요. 그러다가 주말이 되면 모두들 몸과 마음을 쉬는데서 가장 큰 즐거움을 느끼지요. 식구가 함께 모여 그간의 밀린 이야기를 하고 서로의 따뜻한 마음을 느낀느 것이 무엇보다도 쌓인 피로를 덜어주는 것 같습니다.』 박시인은 아침 일찍 운동을 즐기고 서정양은 제방에서 평소에 좋아하던 책을 읽는다. 김여사는 일요일마다 다음 한 주일의 필요한「쇼핑」을 나선다고.
『그리고 저녁엔 모처럼 세 식구가 같이 외식을 합니다. 우리 모두 중국음식을 좋아합니다.
특히 서정이는 해삼을 좋아하구요.』
김여사는 생활이란 것이 남을 의식하고 부질없는 경쟁에 시달리느니보다 자신의 즐거움에 충실해야 할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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