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 공작 앞잡이노릇|더 이상 없도록 자수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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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주일 한국대사관에 자수한 조총련계 간첩 김정길씨(32·회사원)가 정식자수를 위해 28일하오 부인과 두 남매를 데리고 KAL편으로 서울에 왔다.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씨는 『앞으로 나와같이 조총련의 음모에 말려들어 대남 공작의 앞잡이로 이용당하는 회생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수하게 됐다』고 말하고 『때마침 재일교포 학생이 가담한 학원침투간첩단사건발표 기사를 보고 아내와 상의 끝에 자수를 결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자신이 조총련에 속아 한국에서 간첩활동을 한 것은 68년부터 71년까지 3년 동안이었으며 그동안 6번 일본을 왕래, 조총련의 지령을 수행해왔다고 밝히고 앞으로 대한민국이 자신의 죄과를 용서해주면 새로운 마음으로 조국에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간첩활동을 해오는 동안 평양에 가보기를 원했으나 조총련은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고 말하고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정부가 허락하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두나라에서 살고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의 자수는 조총련의 지령자들에게 그들의 행위가 조국을 팔아먹는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일본에 살고있는 재일동포 청년들도 본국의 청년들 못지 않게 조국에 대한 강한 갈망을 갖고 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금의 심정을 『너무 복잡하여 표현을 못하겠다』고 한 김씨는 『지금 재판에 계류중이거나 복역중에 있는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이었으나 자수의 기회를 잃고 저들의 꼭두각시노릇을 했다면 그들의 벌을 가볍게 해줄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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