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택동 사상』출간한 오병헌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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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국의 유구한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지난4반세기 동안의 공산통치는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으나 짧은 시일 안에 집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독재정치가 일시적이나마 인간적인 고통과 중국사회에 침체를 가져다 준 것만은 사실이지요. 중국대륙에서 그런 통치가 언젠가 사라지는 날 비로소 그 해독의 크기와 깊이를 측정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각고 4년만에『모택동 사상』을 출간한 오병헌 교수(비교 정치학·성대 법정대)는 모 사상이 중국사회에 끼친 영향을 이같이 말하면서『현실적으로 점점 더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올 중공에 관해 정확한 지식을 갖지 않으면 안될 필요』가 이 책을 쓰게 했다고 그 동기를 밝혔다.
오 교수는 모택동 사상이란『마르크스의 기본적인 정통이론에 중국식이 가미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마르크스는 도시 노동자에 의한 단기간의 봉기를 혁명의 방법으로 택한 데 대해 모는 중국의 특성을 감안, 농촌의 농민을 중심으로 장기간의 유격전을 혁명의 방식으로 채택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혁명에 성공, 정권을 잡은 후에 모의 사상은 현실성이 없었기 때문에 현실과는 유리된 채 추상적·이론적인 분야에만 머물러 있게 되었다.
따라서 실천을 위한 길잡이는 되지 못했다는 것이 오 교수의 결론이다.
「인민공사」「문화대혁명」등의 연이은 시도가 모 사상의 비현실성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강의를 제외하고도 학교 일에 쫓겨 3중의 부담을 느꼈다고 그간의 고충을 말했다. 그래도 4년 동안 문화대혁명 이후의 자료까지 완벽하게 이용, 모 사상의 전모를 우리나라에 최초로 소개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찾는다고 흐뭇해했다.
앞으로의 연구방향은 계속 모택동의 정치사상에 대한 추적을 하고 싶다면서『고령인 모의 사후에는 틀림없이 이념투쟁이 재연할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관심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연구의 열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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