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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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겨울밤, 한잔의 과일차를 달여 마시는 즐거움은 쉽게 비할데가 없다. 건조한 일상생활 속에서 그것은 온집안에 훈훈하고 따뜻한 분위기마저 자아내게 한다. 더구나 과일차는 자극이나 부작용이 없는 차여서 온집안이 함께 즐길 수도 있다. 우리 주변엔 남모르게 그런 즐거움을 간직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 추운 한겨울을 훈훈하게 만들어 줄 과일차들을 소개한다.
꽃꽂이연구가 임화공여사는 초겨울에 나오는 유자로 유자차를 담가 즐기면서 사철 꽃향기 속에서 유자향기까지 곁들이고있다.
맑은 향기와 아름다운 황금색을 자랑하는 유자는 맛과 향기가 지극히 동양적인 과일.
운향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으로 원산지는 중국이다.
지난 10여년간 초겨울이면 빼놓지 않고 유자차를 담가왔다는 임여사의 유자 예찬론은 『고상한 향기와 쌉싸래한 신맛이 가히 품격있고 우아한 귀부인을 연상케 한다』는 것.
임여사가 소개하는 유자차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유자는 세로로 반을 잘라 씨를 빼고 0.5cm두께로 다시 반달모양으로 저민다.
깨끗한 항아리에 유자와 설탕을 켜켜로 담그는데 유자 중간 크기 1개에 설탕 4큰술 정도가 적당한 비율이다.
항아리 위쪽으로 갈수록 설탕을 많이 넣어 유자에 직접 공기가 닿지않아야 누렇게 변질되지않는다.
『유자는 굵은 것보다는 똘똘하고 상처가 나지 않은것이 좋아요. 그리고 유자를 설탕에 절일매 절대 물기가 들어가서는 안돼요』라는 것이 임여사가 일러주는 주의사항.
「비닐」로 봉하고 서늘한 장소에 두면 20여일이면 노란즙이 나오고 유자에 단맛이 든다.
『따뜻하게 덥힌 찻잔에 즙과 유자 두어쪽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온방에 유자향기가 가득 퍼집니다.
물이 뜨겁지 않으면 된거품이 뜨고 차맛이 덜하므로 반드시 펄펄 끓인것을 부어야 합니다.』 그 위에 실백 (잣) 을 몇알 띄우면 더욱 그럴듯하다.
유자는 「비타민」C의 함량이 엄청나게 높은 (1백50mg%) 「알칼리」성 식품. 예부터 감기·신경통의 민간요법에 귀중한 약제로 쓰여진다. 또 고급화장품용 향료, 「마마레이드」에도 없지못할 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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