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양식 5년만에 부촌이룩|경남 사천군서포면내로리|새마을지도자 박점생씨와 주민 협동|갯벌 35ha매립…가구당 소득 백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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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굴양식으로 자립의 터전을 이룩한 경남사천군서포면내로리 굴포 마을은 5년전까지만해도 「못사는 갯마을」「노름동네」로 통했다.
52가구 3백50여명의 주민들은 마을앞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고 이웃마을의 농사일을 거들어주며 끼니를 이어왔다.
이처럼 가난했던 굴포마을이 부자마을로 탈바꿈하기까지는 새마을지도자 박점생씨(31)의 노력과 주민들의 협동심이 밑거름이 됐다.
주민들도 그전에도 갯벌을 막아 농사를 지어 끼니걱정을 면해보자며 마을 앞 갯벌29ham를 메워보려고 여러번 시도했다.
그러나 밤낮 가리지 않고 갯벌에 흙을 갖다 부었으나 겨우 길이 2백46m, 높이5m의 둑을 쌓아 놓고는 기진맥진해서 손을 떼고 말았다.
71년3월 공군중사로 제대를 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박씨는 『내 힘으로 이 간척사업을 반드시 끝내고야말겠다』고 스스로 다짐, 술과 도박으로 나날을 보내고있던 마을청년들을 모아 간척사업을 계속하자고 호소했다.
한번 실패를 맛본 마을사람들은 처음에는 박씨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박씨의 집념은 끝내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여 1년만에 매립을 끝냈다.
이어 마을 앞 갯벌6ha에 마을 공동 굴 양식장을 만들었고 73년부터는 해마다 여기서 70∼75t의 굴을 생산, 1천여만원씩의 소득을 올렸다.
이제 가구당 연평균소득도 1백만원에 이른다.
굴포부락은 지난해 마을공동소득이 6천9백24만3천원에 달했으며 집집마다 「라디오」와 TV를 모두 갖추고 있다. 또 마을금고 적립금도 1천만원을 넘어섰다.
77년까지는 양식장수익금적립으로 20명 짜리 농기구 공동수리장과 양축단지, 2km짜리 굴양식장 2개소 및 간척지는 15ha조성등을 계획하고있다.
박씨는 또 굴채취기와 농번기를 제외하고는 매일밤 주민들을 회관에 모아 한글을 가르쳐 이제는 문맹이라고는 한 사람도 없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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