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가 완전 「그로기」상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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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감사원의 끈질긴 추적에 몰리며 『무덥고 긴 여름』을 보냈던 은행가가 10월부터는 금융풍토쇄신이라는 눈보라를 맞아 완전 「그로기」상태.
더구나 시간외근무수당 삭감으로 이미 25% 이상의「수입감소」를 겪은 터에 경조비·자녀입학 및 출산보조금·각종 포상금 마저 깎이게 되자 일부 행원들은 『돈이 아까와서가 아니라 오기가 나서』사표를 내야겠다고 열을 올리기도.
아닌게 아니라 최근 들어 금융가의 이직현상이 부쩍 두드러져서 국회국정감사 자료요청까지 받았었지만 얼마 전 한은의 한 고위간부는 푸념하러 찾아온 부하들에게 『좋은 자리 있으면 빨리 뜨라』고 충고해서 가시밭길이 멀었음을 암시했다.
시중은행의 한 간부는 『10년 후 우리 나라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은행원들은 멍청이와 거렁뱅이로 묘사될 것』이라면서 『이것을 강요한 쪽이나 저항 없이 받아들인 쪽이나 언젠가는 심판 받아야 할 것』이라고 독기 어린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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