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다운 종편” … JTBC, 정부 심사 4차례 모두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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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가 1위를 차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가 최종 의결되면, JTBC는 출범 전후로 실시된 네 번의 정부 심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압도적인 채널 경쟁력을 입증받은 셈이다. 앞서 JTBC는 2010년 종편 사업자 선정 심사에서 850.79점(1000점 만점)으로 4위 MBN(808.07점)과 42점 이상 차이를 벌리며 1위로 출발했다. 지난해 실시된 종편 첫 방송평가와 올 2월 종편 미디어렙(광고판매대행사) 심사에서도 1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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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파 재허가 점수보다 높아=재승인 심사에 참여한 한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누가 봐도 JTBC의 콘텐트가 가장 다양하고 질도 높았다”며 “제출된 사업계획서도 잘 준비된 종편다운 종편”이라고 평했다. 또 다른 심사위원은 “종편 3사 중 투자 실적도 월등했고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는 대표자의 발언이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JTBC가 받은 727.01점은 평소 지상파 방송사들의 재허가 점수와 비교해도 높은 점수다. JTBC는 또 전체 심사항목 9개 중 8개에서 상대사들을 앞질렀다. 나머지 1개 항목은 방통위의 시정명령 불이행에 따른 일괄적인 감점이어서 3사의 점수가 동일했다. 사실상 모든 항목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다. 특히 가장 중요한 심사 항목으로 꼽히는 방송평가(350점), 방송의 공적 책임(230점), 프로그램 기획·편성의 적절성(160점)에서 타사를 월등히 앞섰다. 재정 및 기술적 능력 항목에서도 1위였다.

 지난해 종편 4사의 콘텐트 투자 금액을 보면 JTBC가 1511억원으로 MBN(770억원), 채널A(493억원), TV조선(414억원)에 비해 두세 배가량 많았다. 이는 콘텐트 차별화로 이어졌다. 케이블 드라마 최고 시청률(13%)을 기록한 ‘무자식상팔자’, 종편 최초로 중국 등 5개국에 포맷을 수출한 ‘히든 싱어’ 등 고품질 콘텐트를 선보였다.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도 단독 중계했다.

 ◆“묻지마 합격증 유감”=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TV조선과 채널A는 심사위원들도 공정성과 중립성 문제를 지적했는데 어떻게 합격점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최소한의 근거 없이 ‘묻지마 합격증’을 발행한 것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간 여야를 막론하고 문제로 제기된 일부 종편의 막말 방송, 과도한 보도 편성 비율에 대해 재승인 과정에서 아무런 제동을 걸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3년 종편 4사의 보도 편성 비율은 TV조선(48.2%), 채널A(43.2%), MBN(39.9%), JTBC(14.2%) 순이다. 현재 지상파의 보도 편성 비율(19%)과 비슷한 곳은 JTBC뿐이다. 나머지는 과도한 보도 편성으로 종편 선정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심사위원회는 이런 불균형을 무시하고 앞으로 “각 사가 사업계획서에 제시한 방송 분야별 편성 비율을 준수하라”고만 요구했다.

 더구나 한 종편사가 “현재와 비슷하게 50% 가까이 보도로 채우고 앞으로 매년 1%씩만 줄이겠다”고 계획서를 쓴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심사위원들이 이 부분을 문제 삼지 않아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것이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이대로 의결되면 특정 종편이 하루 종일 뉴스만 해도 방통위가 제재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재승인은 하되 각 사의 문제점에 따른 맞춤형 조건을 구체적으로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봉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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