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C와 섬유류 수출 재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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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EEC측의 일방적인 섬유류 수입 제한 통고를 받고 후속조치로 EEC 주재 대표부에 섬유류 수출 재협상을 벌이도록 16일 긴급훈령을 보내는 한편 EEC의 일방적인 조치를 TSB (「가트」내 섬유 감독 기구)에 제소, 또는 8개 품목의 수입 규제를 받으면서 여타 품목에 대한 수출을 계속 확대하는 두가지 대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16일 관계 당국자는 새 훈령의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73년10월에 발효된 GATT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의 섬유 다자간 협정에 의거 당사국간 협정 2개월 전 1년간의 물량을 기준으로 한 「코터」 설정과 증량 교섭이 주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EC는 그 동안 74년 실적을 기준으로 연간 5∼10%의 「코터」 증가를 고려, 그 동안 4개월간에 걸친 실무 교섭을 거치면서도 해결을 보지 못했었다.
정부는 이번 최종 협상에서도 원만한 타결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TSB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EEC가 다자간 협정 3조에 규정된 시장 교란 요인을 제시하지 않고 일방적인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승소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판단하고있다.
그러나 TSB 제소에 의해 「코터」 설정이 재론되더라도 「바이어드·코터」가 되어 불리해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되도록 사전 협상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사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8개 품목의 수출 비중이 대 EEC 섬유류수출의 30%정도 인정을 감안, 규제를 받으면서 그 이외 품목의 수출 확대를 계속 밀고 가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당초 EEC와의 섬유 협상은 오는 9월 중순께 실무자 회의를 열어 최종 결말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EEC의 갑작스런 조치로 정부는 몹시 당황하고 있다.

<해설>통고 품목 수출 추천 제한
수출의 계속적인 신장 노력이 찬물을 맞았다.
정부는 오는 18일까지 한·EEC (구주공동시장)간 직물 수출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일방적으로 수입을 제한하겠다는 통고를 받고 14일자로 대 EEC 지역 수출 8개 품목에 대해 수출 추천량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EEC가 일방적으로 수입을 제한하겠다고 통고해 온 8개 품목은 ▲「샤쓰」·T「샤쓰」· 내의 ▲「저지」 제품·「풀오버」·「스립오버」 ▲남자용 봉제 「샤쓰」 (이상 3개 품목은 EEC 전체) ▲합성 섬유 편직물 (영국) ▲합성 섬유사 (서독) ▲합성 섬유 편제품의 남자용 「재키트」 (서독) ▲합성 섬유 편제품의 여자용 「샤쓰」 및 「블라우스」 (「베넬룩스」 3개국) ▲여자용 「샤쓰」 및 「블라우스」류 (에이레)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잠정 대응 조치로 14일 8개 품목에 대해서는 작년 1월부터 금년 7월말까지의 상사별로 해당국의 수출 실적을 12개월로 환산한 양의 3분의 2 이하 범위 안에서만 수출 추천을 해주도록 각 관련 수출 조합 지시했다.
EEC에 대한 섬유 제품 수출은 작년 중에 2억9천만「달러」로 전체 섬유 수출의 약 20%를 차지했고 올해 들어서는 7월말 현재 2억2천만「달러」 (신용장래도 2억6천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50% 이상의 신장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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