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사 종합지에 새 경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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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계의 정치인이나 외교관은 잊지 않고 읽어야 한다는 미국의 종합 시사지「포린·어페어즈」(계간·Foreign Affairs)는 최근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라는 경쟁지와 불붙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포린·폴리시」지는 창간5년 안에 「포린·어페어즈」지를 부수나 영향력에서 앞서기 시작했다. 근착 미주간「타임」 지는 그와 같은 이른바 시사 잡지가 활로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이들 두 잡지의 경쟁을 통해 재미있게 분석하고 있다.
우선 「포린·폴리시」지의 편집장인 「리처드·홀브루크」는 「포린·폴리시」가 「워싱턴」외교가의 주목을 끌게 되는 주요 원인은 그 게재 내용이 생생할 뿐만 아니라 자극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동지는 먼저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에 대한 논쟁을 유발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을 오래 끌어서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전문가들의 대립되는 견해를 자주 표명하게 한 뒤 발표 논문을 책으로 펴낸다는 것이다. 전술 핵무기와 다국적 기업에 대한 논쟁이 이의 대표적인 예다.
최근호에서 「U·H·오펜하임」으로 하여금 「세계 은행」이 OPEC(석유수출국 기구)에 차관을 요청하게 되고 「아랍」제국에 머리를 숙임으로써 새로운 중동 평화안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도록 하여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도 이러한 유형의 하나다.
생생한 논쟁이 동지의 등록상표처럼 된 데에는 부 편집장인 「헌팅턴」과 그의 오랜 친구「워런·만쉘」과의 견해 차이에서 비롯한다. 월남전에 대하여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 「헌팅턴」과 반대한 「말셀」이 대립되자 곧 논쟁에 들어갔는데 논쟁을 할수록 문제의 초점이 분명히 부각됐다고 한다.
이에 착안한 두 사람은 전설적인 논쟁이 문제의 초점을 분명히 한다고 판단, 잡지 제작에 원용했고 이것이 오늘의 특색을 이뤘다는 것이다.
동지는 또 「뉴스」속에 파묻혀 거의 문제시되지 않는 기사에 주목하여 「뉴스」의 이면에 있는 중요한 현상을 발견하고 이에 대해 「시리즈」식으로 논문을 발표했다. 그 중 1972년 MIT교수 「M·A·아델먼」이 예언한 「석유 위기」는 바로1년 후에 일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동지의 편집장은 『우리는 장래에 문제가 될 만한 것을 계속 개발해야 하고 다음 달에 문제가 될 것을 항상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포린·어페어즈」의 근본 입장은 미국의 이주이지 타국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편집장「홀브루크」는 『우리는「유고슬라비아」에 대하여 특집을 낼 수도 있으나 반면에 그것은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라는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포린·폴리시」는 그 표지 빛깔만큼이나 「워싱턴」외교가에 주는 충격은 크다. 「키신저」국무장관도 애독자인데 자주 게재된 내용에 불만을 품고 격노하기도 한다.
「타임」지는 끝으로 「포린·폴리시」지는 분명히 조용한 국제 정치무대를 선동하여 「포린·어페어즈」지와 건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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