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사설] '종북'과 이석기 판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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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종북’ 세력의 문자적 의미는 북한에 종속돼 북한의 주장에 적극 동조하는 세력 정도로 규정할 수 있다.

 엄밀한 학문적 검토를 거친 용어라기보다 특정 세력이나 집단을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격용 용어라는 점에서 종북 ‘딱지’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이석기 의원에 대한 내란음모 유죄 판결을 둘러싼 논란은 이른바 ‘종북’ 세력을 둘러싼 이념 논쟁과 우리 사회의 갈등 양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할 만한 북한 추종 또는 협력 세력이 존재한다는 보수 측 주장, 그리고 일부 보수진영이 진보 세력을 공격하기 위한 이념적 프레임으로 종북 딱지 붙이기 전략을 구사한다는 진보 측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상반된 주장은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합리적으로 판단하려는 이성적 행동보다는 진영논리에 의해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이에 억지로 꿰어 맞추려는 비이성적 행태가 비일비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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